[프라임경제] 과거 '첫눈(1noon.com)'이라는 검색엔진이 등장, 관심을 모았던 적이 있습니다. 첫눈은 한국형 구글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았는데요. 가장 강력한 적인 네이버에 합병된다는 뉴스는 그래서 많은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에 낳았죠.
8년쯤 흐른 지금에서는 첫눈이 그때 독자생존 아니면 독립된 보조 사이트로 운영됐다면 오히려 경쟁을 통해 더 많은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첫눈만의 다양한 장점이 큰 조직인 네이버에 '녹아버리기만' 했다는 평이 유력하기 때문이죠.
최근 서민금융진흥원이 추진되는 가운데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로 휴면예금관리재단 및 신용회복위원회 등의 역할 조정과 의결기구 존재 필요성 논란 등에 많은 관심이 모이지만, 한국이지론이 어떻게 처리될지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화두 중 하나로 보입니다.
지난 2005년 각 금융협회의 공동출자로 설립된 한국이지론은 서민들에게 역경매 방식의 공적대출중개를 담당합니다. 해가 지날수록 대출중개실적이 눈에 띄게 늘고 있죠.
한국이지론의 역할이 커지면서 관련 업계에서 연 10~20%대의 '중금리 대출상품'을 개발·출시하는 현상이 감지되는 등 중개 역할을 하는 곳에서 금융회사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고 일을 하도록 견인하는 일종의 기현상도 눈에 띕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회자되는 한국이지론의 서민금융진흥원 포함 형식은 더 관심을 받을 만합니다. 현재로써는 서민금융진흥원으로 포함되면서(합쳐지면서) 하나의 부서로 편성되는 방안과 자회사 편성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앞의 안이 좀 더 유력하다는 진단에 무게가 쏠립니다.
어느 쪽이든 나름의 장점이 있겠지만 자회사로 어느 정도 독립성을 갖춘 모델로서 기능하는 게 능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는 살펴볼 점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이번에 서민금융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것은 관련된 상품과 기능을 단순히 뭉뚱그린다기 보다는 제 역할을 잘하도록 고유의 특성은 살리는 계획적 다이어트로 봐야 할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관련법 마련(입법예고)의 조금 전에 나온 '서민금융 지원체계 개편방안'에 따르면, 금융상품 알선 및 서민 재산형성, 미래대비 등 적극적인 상담 시행 등도 추진됩니다. 이른바 '서민형 프라이빗뱅킹(PB)'의 역할을 수행토록 하겠다는 얘기인데요.
실제로 상담을 진행하는 통합거점센터와 이지론을 연계, 현장 방문 서민금융수요자까지 대출중개대상으로 확대하면 이 같은 구상을 가장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 한국이지론이 완전히 한 조직으로 융합될 필요까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은행권만 해도 PB 등의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 금융그룹 내 다른 회사들과 원활한 교류를 강조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죠.
서민금융진흥원 구성안 역시 이번에 서민금융의 통합을 모색하면서도 대출을 취급하는 기능에서 채무조정까지 의결하면 곤란하다는 이해상충 문제로 의결기구를 따로 존치시키도록 하는 등 필요에 따라 유연한 조직 구성을 모색하고 있고요.
바깥(금융회사)에 중개를 하는 일 특성 때문에라도 완전한 통합 대신 자회사로 분리성을 약간 두는 것이 모양새가 낫다는 점도 고려할 만합니다.
아무쪼록 한국이지론의 서민금융진흥원 통합 여부도 첫눈과 네이버의 관계 선례를 타산지석 삼아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고려해 원활히 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간 한국이지론이 고군분투하면서 쌓은 성과와 노하우가 가장 잘 쓰일 방법이 이참에 모색됐으면 합니다. 이것이 그간의 노고에 대한 가장 큰 대접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