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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빤지 위장 비밀아지트' 유병언 순천별장 내부 들어가보니…

박대성 기자 기자  2014.07.24 16: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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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망소식이 전해진 유병언(73)이 은신했던 순천 숲속 별장은 마치 도망자를 위한 공간처럼 내부에 은신공간이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순천경찰에 따르면 전날 압수수색한 전남 순천시 서면 송치재 '숲속의 추억' 복층식 별장 2층에는 손잡이도 없는 널빤지를 덧댄 벽체 뒤에 10㎡(3평) 크기의 은신공간이 발견됐다. 지난 5월25일 유씨를 검거하기 위해 검찰 수사관들이 이 곳에 들이닥쳤을 때 유씨는 2층 벽면 널빤지 비밀공간(가로 50cm, 세로 110cm)에 은신했다가 검거반이 돌아가자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밤 경찰이 유병언의 은신처인 순천 별장 내부 널빤지를 뜯어내고 있다. = 박대성 기자
이곳 3평 남짓한 공간 바닥은 스티로폼이 깔려 누울 수도 있는 장소며, 유씨는 여기에 숨죽인 채 기다리고 있다가 검찰이 돌아가자 곧장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부랴부랴 지난달 26일 이곳을 압수수색해 널빤지를 뜯어낸 뒤 유씨가 은신했던 곳에서 돈가방 2개를 발견했고 5만원권 현금다발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검찰발표로 알렸다. 유씨는 수사망이 좁혀지자 돈을 놔두고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병언이 은신했던 순천별장(후문)이 24일 인적이 없이 보존돼 있다. = 박대성 기자
별장 내부에서는 유병언 시신 유류품에서 발견된 것과 똑같은 제품의 육포와 세모 스쿠알렌(건강보조식품), 생수통, 지적도, 가방 등을 수습했다. 그러나 소주와 막걸리병은 없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께는 송치재 가든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검정색 무광안경이 발견돼 한 때 진위여부 소동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유씨가 도주하다 분실한 안경인지를 가리기 위해 국과수에 안경 감식을 의뢰했다. 다만, 안경이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안경이고 외견상 노년층이 끼는 안경과는 달라 해프닝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순천경찰 관계자는 "지금 수색작전을 벌이는데는 이동경로나 혈흔 등을 통해 자살이냐, 타살이냐, 자연사냐를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합리적인 증거물을 찾기위해 수색작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