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포스코와 한국GM의 올 하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에서 중국 바오산강철이 변수로 떠올랐다. 포스코와 한국GM이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바오산강철의 저가 공급 제안이 협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앞서 철강업계는 이미 상반기 t당 가격을 9만원 인하했던 만큼 추가 인하는 막으려고 하지만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하락과 함께 바오산강철의 저가 공급 제안에 포스코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구체적인 가격 인하 폭과 협상 단계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철광석 가격인사 폭에 대비한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게 한국GM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자동차 강판 가격을 더 깎아주면 포스코 입장에서는 밑지는 장사가 되는 상황에서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자칫 바오산강철에 물량을 뺏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공급 물량을 현대제철에 뺏기면서 공급 물량이 줄어든 포스코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가 하면 포스코와 한국GM은 지난달 양사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 소재를 개발하는데 공동으로 참여하는 등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자동차 업체들의 수요가 있는 차량용 신소재 등 맞춤형 제품군을 함께 개발하고 국내외 마케팅을 함께 벌이기 위해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진 것.
포스코 입장에서는 신기술이 적용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 한국GM은 경량화 등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손발이 맞았다는 진단이다.
그렇지만 불과 한 달 전 이 같은 협력을 약속한 양사가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여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가격 협상과 관련해서는 진행 상황을 외부로 알릴 수 없다"며 "상대방 측도 나름의 노림수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자동차 회사가 한 업체에서만 강판을 공급받는 게 아니라 공급선의 다변화라고 해서 안정적 공급을 위해 다양한 공급사와 거래할 수도 있다"며 "한국GM과 협력 강화 솔루션마케팅은 가격 협상과 연결 짓기 보다 공동 마케팅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노력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강판 협상은 가격도 중요하지만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다양한 공급사를 두고 협상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설사 바오산강철의 공급량이 늘어나더라도 포스코와 한국GM의 협력관계가 희석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국GM 측은 양사와 협상 중인 만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한국GM의 가격 협상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는 정도"라며 "동종업계라도 뭐라 얘기하기 어렵다"고 짧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바오산강철의 저가 공급 제안이 아니라 원재료 값 하락에 있다"며 "하지만 자동차 강판은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바오산강철의 저가 공급이 큰 메리트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바오산강철은 중국 내 철강 공급과잉이 심화하면서 공격적인 수출 전략을 펼치는 업체 중 하나다. 특히, 바오산강철은 올 초 실무진을 파견해 한국 공장 건립을 타진했던 만큼 국내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