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재 기자 기자 2014.07.23 14:12:18
[프라임경제] '돈'을 가치와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부지기수의 사람에게 '금융'이란 여전히 어렵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융시장'을 논하자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돈의 융통'이 곧 '금융'이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을 '금융시장', '해당기업'을 '금융기관'으로 셈하면 조금이나마 편해질까. 같은 맥락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회사 등을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프라임경제 기획 [금융여지도] '신한금융지주회사' 편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의 출발을 좇았다.
신한금융지주회사(회장 한동우)의 출발은 지난 2001년이지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조흥은행과 신한은행 출발부터 지주사 이후 통합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발자취를 살피려면 시계를 지주사 출범을 기준 삼아 100여년 거꾸로 돌려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22조4000억원으로 업계 1위, 2008년부터 6년 연속 당기순이익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신한지주는 그간 인수합병(M&A)을 앞세워 사업 다면화를 성공리에 꾀했다. 자연스레 지주사 출범 전후로 나눠 살피는 게 수월한 이유이기도 하다.
알다시피 지주사 출범 전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의 출발부터 따라야 한다. 조흥은행의 시작은 지난 1897년 한성은행으로 출발해 1918년 해외 첫 지점인 동경지점 개점과 이후 1943년 10월 동일은행 합병 당시 사명을 변경하면서부터다.
◆덩치 키운 조흥·신한은행 통합 이후 시너지 확장
조흥은행은 1945년 8월 국토분단의 아픔과 함께 평양과 함흥, 해주 등에서 12개점을 잃기도 했지만, 1956년 증권거래소 상장주식 제1호라는 화려한 전력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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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출발은 2006년이지만, 이전 100여년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성공전략의 시발점을 좇을 수 있다. 그룹은 '신한 WAY'를 위시해 '월드 클래스'를 목표로 했다. 사진은 신한금융그룹 사옥. ⓒ 신한금융지주 |
이후 신한은행은 정부주도의 2차 금융구조조정 등 요동치는 업계 분위기에서 2000년 종합금융그룹화 계획을 발표하고, 능동적인 대응을 펼친다.
당시 신한은 순수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은행 △보험 △증권 △투신 △리스 △캐피탈 △전산까지 7개사를 거느린 금융종합그룹의 큰 그림을 그렸다. 사업영역 재조정으로 선진형 금융을 꾀하면서 시너지를 살려 최대한의 수익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것.
아울러, 신한은행은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해 해외 금융기관과 자본 및 업무제휴를 추진하고 필요한 경우 합작도 감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신한은행의 변화무쌍한 행보를 예측할 수 있는 대목으로, 같은 해 10월 은행은 지주회사 설립준비위원회와 사무국 설치, 이듬해 BNP 파라바 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9월 신한금융지주회사 그룹 출범을 알렸다.
2003년 9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록과 뉴욕증권 거래소 상장에 성공한 신한지주는 동월 조흥은행 자회사 편입 본인가를 획득하고, 2006년 1월 금융감독위원회를 통해 신한·조흥은행, 신한카드·조흥카드 합병 예비인가를 받았다.
신한·조흥은행 합병 본인가 취득과 통합 신한은행 출범도 같은 해 각각 2월과 4월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한편, 신한금융지주는 2002년 신한증권 그룹사 편입과 굿모닝증권과의 합병, 2005년엔 신한생명의 그룹사 편입으로 비은행 금융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2007년 그룹은 LG카드의 자회사 편입과 신한카드 합병으로 아시아 최고의 카드회사가 출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룹사별 전략 수립…'따뜻한 금융' 세계화
신한지주의 은행을 필두로 한 해외 네트워크 구축도 인상적이다. 지주사는 2008년 5월 신한뱅크 미국 어바인지점 승인을 시작으로 6월 현지법인 (유)중국신한은행, 9월 중국 칭다오 청양지행 개점, 12월에는 100% 출자 현지법인 카자흐스탄은행을 개업했다.
이와 함께 이듬해인 2009년 3월 캐나다와 7월 미국 신한은행 달라스 지점, 9월 일본현지법인 SBJ은행 도쿄점 개점과 11월 우에혼마치 지점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100% 출자한 신한베트남은행 호치민 영업도 개시했다.
이후 2010년 8월 신한베트남은행 하노이 지점과 9월 (유)신한은행 북경순의지행, 신한베트남 빈중 지점, 인도 벨로로 지점에서의 영업을 알린 그룹은 2011년 베트남에서 국내은행 첫 신용카드 사업에 이어 SBJ 신주쿠출장소도 개점한다. 11월 통합 신한베트남은행 출범 이후 2014년 3월 신한베트남은행의 '베트남 법인카드 부문 1위 사업자' 선정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지난해 기준 해외 15개 국가에서 71개 네트워크를 구축한 신한금융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국내 금융권의 사회책임경영을 선도하는 위치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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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면화를 성공적으로 꾀한 신한금융그룹은 각 그룹사별로 정책 한도 범위 내에서 세부 전략을 세우도록 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평가하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중이다. 사진은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신한금융지주 |
같은 맥락으로 △고객중심 △변화주도 △최고지향 △주인정신 등 핵심가치에서 금융의 힘을 더해 세상을 이롭게 할 것이라는 '신한 WAY'는 그룹의 비전인 '세계수준의 금융그룹 달성'에도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그룹은 은행과 비은행 간 균형 성장과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모델 차별화를 통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고 역설했다. 세계수준의 역량과 시스템 구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월드 클래스(world class)'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은 그룹이 추구하는 목표다.
그룹은 지주사 내 리스크관리위원회를 통해 정책 수립과 한도를 설정하고, 그룹사별로 세부전략과 실행을 맡기면서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 정기적 모니터링과 평가로 적정성을 점검한다는 전략이다.
각 그룹사도 리스크 정책과 한도 범위 내에서 세부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면서 지주사에 주요사항 협의, 보고를 계속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100여년을 훌쩍 넘은 신한금융그룹의 또 다른 한 세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프라임경제 [금융여지도] '신한금융지주회사' 시리즈 두 번째 자리에서는 그룹 지분구조와 각 계열사 사업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