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회에 이어 이번에는 국내의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실과 관련된 필자의 몇 가지 생각을 소개하고자 한다. 특정 이해관계자의 일방적 입장에서 비판을 하거나 문제제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염려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생각이니, 모두 함께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예전부터 근래 들어 더욱 소프트웨어 개발환경 및 기반기술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집단지성, 오픈소스 등과 같은 용어에서 살펴 볼 수 있듯이 최근 소프트웨어 환경은 전문가들조차 전체를 파악하고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져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와 복잡함 때문에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의 부족이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에 능통하면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개발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서버 △네트워크 △웹 △모바일 등 다양한 개발 플랫폼과 다종의 프레임웍(Framework)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보니,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협업과 지속적인 기술 업데이트가 없이는 성공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늘 전문 인력의 부족과 육성·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객의 요구사항과 기술 환경은 날로 복잡해지는데 전문능력을 보유한 개발자는 구하기 힘들고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은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쟁력을 급속히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일부 대기업에서 전략적으로 특정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거 채용하곤 하는 현실은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이러한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훈련 및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소프트웨어 공학과 같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배가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는 이를 실행할 만한 자원과 경험, 지식이 모두 부족한 실정이다.
해외의 선진기업들은 이미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공학을 충분히 활용해 소프트웨어 개발프로세스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반면, 국내에서는 과거의 개발 관행과 프로세스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자칫 핵심적이거나 기반이 되는 소프트웨어 기술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까 심히 염려된다.
또, 소프트웨어 기업의 어려움은 국내 기업의 제품이라고 하면 패키지 솔루션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고객의 고유한 프로세스나 비표준적인 기준에 따라 수정하고 커스터마이징하라고 요구하는 시장 관행에 의해 더욱 악화돼 왔다.
물론, 완벽한 솔루션이고 충분한 시장경쟁력이 있다면 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고 자신들의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겠지만, 과연 이럴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외국기업의 제품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솔루션을 수정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력이 현장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과거 ERP 분야에서 많은 기업들이 SAP이라고 하는 외국의 솔루션의 프로세스에 따라서 자신들의 내부 프로세스를 무리하게 변경하는 반면, 국내 ERP 솔루션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비정상적인 관행에 맞춰 국내 솔루션을 수정하도록 요구하고 압박한 것이 국내 ERP 기업들의 쇠퇴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근래에 내부직원이나 협력사 직원들의 고의나 실수로 인해 고객정보가 유출되고 보안상의 사고가 일어나는 일이 다수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처벌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촉구되고 있다.
당연히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보다 엄격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곳에 불똥이 튀고 있는데, 많은 IT 프로젝트에서 외부인력의 작업이 보안상의 이유로 제대로 실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제되고 있으며, 원격접속을 통한 작업이 원천적으로 금지되고, 시스템 로그나 분석정보 조차 외부로 가져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고 파견 근무하는 현장에서 제대로 작업을 할 수 있을만한 개발환경이나 시스템이 지원되는 것도 아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컨설턴트가 특정 프로젝트 현장에 묶여 다른 업무를 할 수 없다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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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프라임경제 | ||
짧은 지면이다 보니 현장에서의 문제점만 열거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안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의 극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한 분야이고 과제인가를 명심하고 노력과 관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