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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독(毒)' 아니면 '득(得)' 전제조건은?

채널 특성 맞춘 활성화 필요…채용형보다 전환형 주목 주장도

하영인 기자 기자  2014.07.21 1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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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콜센터 상담사, 마트 계산원 등 단순 업무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시간선택제 일자리(이하 시간선택제)가 빠른 속도로 퍼지며 어느덧 전문성을 갖춘 직업군에도 투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종이 가진 성질에 따라 시간선택제가 적합한 업무는 기업과 구직자 간 매칭이 잘 이뤄질 경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단발성이 아닌 일부 업무에는 생산성 저하와 일자리 질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기업 중심 시간선택제 우수사례에 시장 주목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발행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기업 우수사례집'은 피크타임제를 비롯해 장시간 근로환경 개선, 시간선택제 직무개발 등 유형별로 성공기업을 나눠 소개하고 있다.
 
사례를 보면 우선 직원 근무환경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CJ그룹은 기존 시간제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무기계약직 전환과 더불어 전일제 근무자와 차별 없는 복지혜택을 지원한다.
 
   지난 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에 일자리를 찾고자 2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 하영인 기자  
지난 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에 일자리를 찾으려는 2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 하영인 기자
일과 학업을 병행 중이라는 CJ CGV 압구정점 선임 미소지기 김철웅씨(27)는 CGV에서 고객 안내, 매점 업무, 티켓팅 등 플로어 현장 관리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씨는 "복리후생이 정말 다양하다"며 "해외 연수 프로그램이나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등 저와 같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복지혜택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CJ CGV는 시간선택제 근로자에 대한 승급 제도도 있어 직원들 의욕이 남다르다. 능력에 따라 신입 미소지기는 선임, 선임은 슈퍼바이저를 거쳐 매니저, 점장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능률도 자연스레 향상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 퀄리티를 높이고 직원들 업무 강도를 낮추고자 시간선택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고객이 몰리는 특정시간대에 시범운영한 IBK은행은 인력 운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자체 분석하며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110명 채용했다.
 
이들은 특정 시간대 업무량이 급증하는 은행 영업점의 신속 창구 업무나 전화상담, 본부 사무지원 업무 등에 배치돼 고객 서비스의 질과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 업체 외에도 시간선택제는 의료시설을 비롯, 사회 전반에서 뿌리를 내리는 중이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도입 후 기존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과 휴식시간이 보장됨으로 인해 전반적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직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시간 근무하는 시간선택제는 요양병원에서 필요한 고용형태로 생각한다"며 "회사 측에서 근로자들이 부담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간선택제는 업무를 마치고 다른 사람이 해당 업무를 이어받더라도 별다른 지장 없는 단순 일자리에서 장점을 발휘하며 우수사례로 각광받고 있다. 업무 연속성 없이 건별 업무로 새로운 일을 다시 시작하는 유통, 경비 등에서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한 취업 컨설턴트는 "정부는 시간선택제에 대해 시간당 단가를 높이고 자기 시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질 좋은 일자리로 내세우고 있다"며 "이를 원하는 구직자들에게는 정말 좋은 정책"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저임금·업종 고유성 변질 우려도 상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 창출하자는 취지로 시행된 시간선택제는 전일제 근무자와 동일한 시급을 받는다고 해도 줄어든 근무 시간만큼 임금도 낮아져 부양의무가 있는 근로자에게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만큼 시간선택제 근로자 가운데는 부수입을 위해 다른 직업을 찾는 일명 '투잡'을 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대해 김원기 노무사는 "시간선택제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업종과 이를 필요로 하는 구직자가 매칭되는 것이 관건"이라며 "질 좋은 시간선택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생계유지를 위해 임금 수준도 어느 정도 맞춰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문제점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4시간짜리 반쪽 선생님'을 위시한 공무원 등 시간선택제가 업종 성향을 막론하고 우후죽순 만들어져 양질의 일자리가 가진 고유성까지 훼손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무엇보다 교사의 경우 하루 4시간가량 수업을 진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실질적으로 근무 시간 외에 수업을 준비하고 이를 정리·평가 후 결과까지 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전부 '무료 노동'에 해당해 불합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애초 올해 2학기부터 '시간선택제 교사제'를 도입하려고 했던 교육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육단체와 교대생들의 거센 반발에 막혀 내년 3월부터 1년간 시범운영키로 했다.
 
교육부는 시간선택제 교사들을 주 15시간에서 25시간 정도 근무시키며 규모는 전체 교사의 1% 이내로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간선택제 교사 신규채용 여부는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016년 하반기에 결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을 접한 한 교육업계 관계자는 "일일 4시간 또는 격일로 근무하는 교사에게 학생평가, 다양한 학교 행사, 교육과정 운영 등 지속성이 요구되는 행정업무를 맡기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이는 정규직 교사 몫이 될 것이고 교육주체 간 갈등 확산, 위화감 조성으로 협력시스템이 무너져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더해 안원복 노무사는 "시간선택제는 해당 근로자의 임금 문제뿐 아니라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리해야 하는 부담까지 더해진다"며 "채널에 따라 시간제와 전일제 선호도는 달라 무조건적인 시간선택제 고용 창출이 아니라 채널 특성에 맞게 활성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맞서 일각에서는 정부와 공공부문에서 현재 '채용형' 시간선택제보다는 '전환형'을 늘릴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동시에 인사제도까지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단계적으로 민간부문에서도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들이 개인 또는 육아, 본인의 질병이나 학습, 안식 등 필요에 따라 최소 1년 이상 근로시간을 줄여 시간선택제 근무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주도록 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이를 위해 정규직 일자리가 꼭 전일제 근무여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인사·승진제도, 시간관리제도, 업무 배분·계획 등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