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거제조선소 내 20개 취조실 설치로 구설수에 휘말렸던 삼성중공업이 2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부터 그룹 감사반 80명을 투입해 '경영진단'이라는 이름으로 대대적 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거제지역일반노조(위원장 김경습)는 사실상 구조조정 전 단계라고 반발해 비인권적인 감사 중단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감사가 경찰 취조실을 방불케 하는 곳에서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는 주장도 함께 내놨다. 삼성중공업 측이 감사를 앞세워 직원들을 압박해 스스로 회사를 떠나게 하려 한다는 것.
이 같은 주장에 삼성중공업 측은 "상시적인 감사로, 취조실은 내용이 와전된 것"이라며 "구조조정은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프라임경제'가 입수한 녹취록에는 삼성중공업이 2차 감사를 통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녹취록은 김경습 위원장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노동자 A씨의 대화 내용이다.
◆"7월에 감사팀 내려온다, 조심해라"
A씨는 "7월1일부터 현장 직반장을 상대로 2차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150명 상대로 감사해서 100명이 짤린다더라"며 "OO한테 전화가 왔는데 자기가 본사 감사팀에 형님, 동생 하는 친구가 있는데 '7월에 내려온다. 조심해라'라고 했다"고 말했다.
1차로 관리자들과 간부, 협력사 관리부서와 지원부서에 대한 감사를 마쳤고, 2차는 현장 직반장과 노동자에 대한 감사가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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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조실 논란에 휘말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구조조정을 대상으로 한 2차 감사가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 삼성중공업 | ||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감사라는 것은 1년 365일 진행하는 경영활동 자정노력의 일환"이라며 "특정 시점부터 특정 직군, 특정 명수를 정해놓고 구조조정을 위해 감사를 한다는 얘기인데 이게 무슨 소리냐.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A씨는 또 "지금까지 징계받았던 사람들을 상대로 '징계가 너무 약했다'며 재조사를 한다고 한다"며 "징계위원회에서 끝난 사안들을 재조사해 감사실에 불려가 스스로 그만두고 싶게끔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김 위원장은 "나가는 사람들은 비리 감사로 인해 해고됐다는 불명예를 안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죄가 없는데도 10여년 전 일까지 들추며 감사를 진행해 스스로 나가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리로 인해 해고당하면 이직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스스로 사직을 선택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
이에 맞서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징계가 끝난 사안에 대해 다시 들춰 조사를 한다는 말인가? 이 부분은 정확히 모르겠다.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고 짧게 말했다.
◆ "마무리된 사안까지 들춰내 해고하진 말아야"
대화 말미에 김 위원장은 "죄를 지은 사람 해고하지 말란 소리가 아니다. 법에 저촉이 되고, 해고돼야 할 만한 사람들은 해고해야지 그 사람들을 두둔할 생각은 없다"며 "징계차원에서 끝날 사안과 마무리된 사안까지 들춰내 해고되는 노동자는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는 논란이 됐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내 취조실도 거론됐다. 20개의 취조실이 구조조정 계획도 없이 임시적으로 만들어졌겠느냐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 A씨는 "공무팀에서 17개인가 자기들이 만들어줬다고 전해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2012년 내가 해고될 때도 감사시스템이 운영됐는데 당시 감사는 대회의실에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2평 남짓한 취조실 20개를 따로 만들었는데 이는 동시다발적 감사를 진행하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며 "이는 대규모 인원을 한번에 불러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감사는 상시 이뤄진다"는 삼성중공업 측의 입장과 달리 "이번 감사는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감사"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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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내 위치한 감사 조사실 일명 '취조실'에 다녀온 삼성중공업 사원의 자필 증언(동그라미)을 바탕으로 그려진 취조실 구조. ⓒ 김경습 거제지역일반노조 위원장 제공 | ||
김 위원장의 말을 빌리면 삼성중공업은 현재 1차 구조조정이 끝난 상태다. 김 위원장은 "1차 구조조정에서 300여명이 회사의 권고로 인해 스스로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의 관리자, 협력회사와 연관된 간접부서, 지원부서 등을 중심으로 1차적인 구조조정이 끝났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2차 구조조정은 현장 직반장들, 현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1차와 2차가 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었다면 3차 구조조정 대상은 협력회사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은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큰 목소리를 냈다.
◆삼성중공업 "스스로 사표 내고 나가면 구조조정 아냐"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부정감사는 1년 365일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경영활동의 일환인데 무슨 취조실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모르겠다. 취조실이 아니라 회의실에서 진행된다"고 운을 뗐다.
아울러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 수백명씩 해고하는 것인데, 감사를 받다가 본인 스스로 사표를 내고 나가는 경우는 있겠지만 이런 경우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여기 보태, 올해 2월부터 시작된 감사 이후 사퇴한 직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스스로 사퇴한 사람들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 인원은 알 수 없다"며 "거제조선소에 원래 감사팀이 상주 중이었고 1, 2, 3차 구조조정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