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기자 기자 2014.07.17 11:38:47
[프라임경제] 팬택이 법정관리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상당수 협력사들이 도산할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50여개 협력사 중 70%가량이 팬택과 주력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가운데, 당장 이번 주 내 이통사와 채권단이 팬택 회생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한다면 연쇄 부도가 일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달부터 일감이 끊긴 협력사에 불어닥친 위기가 어느 정도일까. 홍진표 팬택 협력사 협의회장을 직접 만났다.
지난 10일 상거래채권 220억원을 상환하지 못한 팬택에게 오는 25일 280억원의 채권만기가 돌아온다. 채권단은 이통사에 180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을 요청했으나 이통사는 묵묵부답이다. 이에 팬택은 차선책으로 이통사에 채무상환을 2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2·3차 포함 500여개 협력사 중 상당수가 무급휴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벼랑 끝에 몰린 협력사들이 '팬택 협력사 협의체(이하 협의회)'를 구성하고, 팬택 살리기에 나섰다. 팬택이 살아나지 못하면 협력사도 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홍진표 협의회장은 "550여개 협력사 종사자 8만여명이 길거리에 내몰리게 생겼으며, 협력사들은 고사직전"이라며 "200여명의 협력사와 SK텔레콤·청와대·국회 앞에서 팬택 협력업체들의 위기를 알리고, 팬택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집회를 열 것이다"고 말했다.
◆이통사-채권단 명분싸움에 협력사 '전전긍긍'
홍 회장은 팬택이 지난 11일경 협력사들을 불러 모아 이달부터 일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당장 이달부터 매출이 발생하지 않게 되면서 협력사들은 내달에 지급해야할 △인건비 △금융비용 △할부대금 △이자비용 등이 막막한 상황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500여 협력사 중 주요 고객인 70%가량의 협력사들은 현재 일이 전혀 없는 상태로, 무급휴가 상태에 돌입했다. 홍 회장도 협력사 규모에 따라 월 고정비만 적게는 1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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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여개 팬택 협력사로 구성된 팬택 협력사 협의회 회장을 맡은 홍진표 하이케이텔레콤 대표는 이번주 내 채권단과 이통사가 팬택 회생의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협력사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윤형 기자 | ||
협의회는 이번 주 내 이통사와 채권단이 팬택 회생의 해결책이 내놓지 못한다면, 수많은 협력사들의 연쇄 부도는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팬택은 현재 2차 워크아웃 중인데, 협의체는 1차 때보다 타격이 더 심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차 워크아웃 때는 이번과 달리 일이 끊긴 적은 없었다는 얘기다.
홍 회장은 "지금 결정을 내려도 부도 위기에 몰리게 돼 있으니,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특히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임가공 협력사들은 다 죽게 될 것이다"고 말을 보탰다.
또 "이통사와 채권단이 보이지 않는 명분 싸움을 하는 동안 550여개 협력사들은 먼저 죽고 있다"고 일갈했다. 출자전환을 비롯해 팬택의 채무상환 2년 유예 요청까지 이통사가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하며 시간을 끌고 있을 때 이미 협력사들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홍 회장은 "지금 해결책이 제시돼도 정상화까지는 최소 2~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며 "워크아웃 중인 팬택과 달리 협력사의 경우, 팬택 안정화가 늦어질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고 꼬집었다.
◆"이통사 수수방관 말고 적극 협조" 요구
홍 회장은 팬택 회생에서 이통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채권단이 이통사에 출자전환을, 팬택은 채무상환 2년 유예를 요청한 만큼 이통사가 팬택 회생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통사들은 1800억원 규모의 매출 채권 외 60만~70만대 스마트폰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한 대당 평균 70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5000억원에 달한다.
휴대폰 매장도 함께 운영하는 홍 회장은 "이통사가 재고를 다 팔 때까지 우리가 생산하지 못한다고 가정했을 때, 협력사는 약 6개월간 일을 할 수 없어 타격을 받게 된다"며 "상황이 이러한데, 이통사는 팬택 제품을 팔려고 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통사가 과연 재고라고 표현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 든다"며 "이통사가 팬택 제품을 팔고자 하는 노력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휴대폰 매장에서 '베가 아이언2'를 사려고 해도 못 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홍 회장은 "제조사들이 보조금을 쏟아 붓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약한 팬택은 마케팅비를 사용할 여력이 없다"며 "월 20만대 판매 때 팬택은 워크아웃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통사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와 함께 협의회는 팬택의 위기에 정부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이통3사에 처분한 장기영업정지로 팬택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팬택 살리자" 곳곳 집회 개최
이에 협의회는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150여명의 협력사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 차례 이어지는 집회에 대한 세부 내용을 결정키 위해 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협의회는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부품 대금 10~30%를 받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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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팬택의 60여 협력업체는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부품 대금 10~30%를 받지 않기로 결의했다. ⓒ 팬택 협력사 협의회 | ||
협의회는 집회를 통해 이통사에 팬택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팬택이 충분히 회생 가능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팬택이 이통시장과 산업에 기여해 온 점도 언급한다.
특히, 협력사의 위기상황을 설명하며 550여 협력사의 8만여명 종사자 및 30만여명의 가정을 지킬 수 있도록 워크아웃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