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아자동차가 상품성 개선과 함께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K시리즈 연식 변경 모델을 연이어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K9 연식 변경 모델의 경우에는 내·외관 디자인을 소폭 변경하고 가격까지 낮추면서 판매가 다소 늘었으나 4월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반짝 효과'에 그쳤다. 이 때문에 15일 출시된 'K7 2015'가 어느 정도의 판매량을 보일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사실 기아차는 최근 내수시장에서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한계점에 도달하면서 지난달 내수시장 판매량(3만5502대)은 전년대비 5.8% 감소하는 등 6개월 연속 4만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기아차 부진의 가장 큰 문제로는 K시리즈 노후화가 거론되고 있다. 초창기 참신했던 디자인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거쳤지만, 기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디자인 경영'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국내외 경쟁사들이 보다 높은 수준의 디자인을 갖춘 신차를 연일 선보이는 것과 달리, 기아차는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진 K시리즈를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고객과의 소통'만으로 해결하려는 양상이다.
게다가 지난 2000년 경영악화와 외환위기 속에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서자'라는 이미지가 여전한 탓인지, 현대차 '서브 브랜드'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한때는 사장으로 부임한 정의선 부회장의 영향력 덕에 든든한 모그룹의 지원을 받으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당시 출시된 초창기 K시리즈는 높은 수준의 디자인과 성능으로 현대차 아성에 도전했을 정도다.
그러나 정의선 부회장이 본가인 현대차로 떠난 2010년 이후로는 그룹 내에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 서자로, 현대차와의 경쟁을 피하고 있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 이후 전문경영인들이 기아차를 이끌고 있지만, 정 부회장이 기아차를 이끌 때만큼의 강력한 리더십은 보기 힘들다"며 "신차 개발 및 출시, 마케팅 등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아차는 지난해 연말 출시된 K7 하이브리드도 그랜저보다 출시가 늦춰졌으며, 업계 화두로 떠오른 중형·준대형 디젤 세단과 관련해서도 아직 별다른 계획이 없는 상황.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하반기 출시하는 AG(프로젝트)도 K7과 K9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지만, 기아차는 이에 맞선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다행은 기아차는 경차나 소형 SUV와 같은 세그먼트에서 높은 상품성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 뉴 카니발은 계약 실시 26일(영업일 기준) 만에 누적 계약 대수가 올해 월간 판매 목표인 4000대의 4배에 달하는 1만5000여대를 넘어서는 등 돌풍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는 신형 쏘렌토가 출격을 앞둬 재도약의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
논어에는 '구안, 즉필위야(久安, 則必危也; 오래도록 평안하면 반드시 위태로워진다)'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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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아차가 향후에도 현재 상황에 안주하면서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계속되는 부진을 벗어날 수 없다. 차라리 그럴 바에 실질적 독립을 통해 현대차와의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긴장감을 가져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