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스권에 갇힌 국내증시가 기업 인수합병(M&A) 이슈를 내세워 반등을 꾀하고 있다. 일부 종목들이 M&A 성사 또는 추진설이 불거짐과 동시에 몸값이 천정부지 뛰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성공적으로 M&A를 마무리한 기업들은 주가도 동반상승하며 축제 분위기다. 자동차 공조시스템 전문기업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지난 8일 장중 5만1900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1년 전 3만원대 초반에 불과했던 주가가 60% 이상 치솟은 셈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 M&A의 '좋은 예'
회사는 지난해 1월 모기업이었던 미국 비스테온 공조사업부를 사들이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미 2006년 이후 10여개 해외기업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기반을 다졌던 한라비스테온공조는 해당 M&A를 통해 세계 자동차 공조시장에서 단숨에 2위 기업으로 단숨에 급성장했다.
지난달에도 중국 부품기업인 JCS 난징 지분을 51% 사들였고 이달들어서는 미국 부품사인 쿠퍼스탠다드 오토모티브로부터 열관리 배기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진 관련사들을 전략적으로 흡수합병하면서 몸값을 높이는 식이다.
코스닥상장사인 컴투스는 역시 게임업체인 게임빌에 인수된 이후 부진탈출의 기회를 잡았다. 작년 말 2만5000원대였던 주가 역시 이달 8일 장중 9만6000원을 돌파하며 4배 가까이 폭등했다.
물론 모든 M&A가 이 같은 '좋은 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성급한 기대를 자극해 주가만 띄운 뒤 폭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오디오 사업 진출을 선언한 SK텔레콤이 MP3로 유명한 아이리버를 사들인데 이어 지난달 아남전자와 고품질 와이파이 오디오 제조 및 판매, 서비스 제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은 아남전자의 피인수설로 번졌다.
통신업계 최강자인 SK텔레콤이 나섰다는 소식에 주가는 발 빠르게 반응했다. 지난달 말 600원대 후반에 불과했던 주가는 한 달도 채 안된 이달 10일 장중 1320원까지 치솟으며 100% 넘게 폭등했다. 거래량 역시 지난달 60만주 대에서 지난 11일까지 최대 3000만주로 급증해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오히려 독 된 'M&A설'…성급한 판단에 투자 망쳐
M&A 이슈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사례도 있다. 코스닥상장사인 르네코는 지난달 27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으나 잔금지급 지연 끝에 계약이 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곧장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지난 4월 1000원대를 오갔던 주가는 여전히 2배가량 상승한 상태다. 그러나 14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자사주 처분 소식이 전해지며 6% 넘게 추가 급락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 중심의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연달아 지연되며 도마 위에 올랐던 영남제분은 지난달 23일 농심으로의 피인수설이 제기되며 상한가로 직행한 바 있다. 그러나 양측이 모두 이를 부인하면서 주가는 꺾였고 그날 9% 이상 하락 마감했다.
비슷하게도 지난 8일 삼성전자 피인수설에 주목받았던 인포피아 역시 단순 해프닝으로 드러나며 이날 하한가로 폭락하는 등 유사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 관계자는 "M&A라는 것이 워낙 기업경영에 민감한 이슈인데다 주가와 직결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도 "합병 계약서에 사인이 끝난 다음까지 다음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M&A 시장이라 개인투자자들이 '설'만 믿고 나선다면 대부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M&A설에 오르내린 회사들을 보면 대부분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단발적인 이슈 몰이로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는 아닌지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