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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과실' 아시아나항공, 안전 위해 '면허 취소' 검토해야

세월호 이후 '안전 불감증' 국가적 화두, 안전 관련 법안 강화될 듯

노병우 기자 기자  2014.07.14 11: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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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이하 NTSB)가 지난해 7월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여객기 착륙사고' 주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최종 판단하면서, 과연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제재가 얼마나 과중하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고 주요 원인이 조종사 과실로 밝혀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소송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현행 항공법상 최대 90일 이상의 행정처분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사고 이후에도 최근 사이판 노선 안전운항 규정을 위반하는 등 크고 작은 항공기 기체 이상 현상이 계속된 만큼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달 24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지난 해 아시아나항공의 사고가 사실상 조종사의 과실임을 밝혔다. © NTSB  
지난 달 24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사고가 사실상 조종사의 과실임을 밝혔다. © NTSB

◆서승환 국토부 장관 "사고 나면 회사 망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행 항공법상 아시아나항공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에 대해 각각 최대 60일과 30일간 운항을 정지당할 수 있으며, 이를 합산할 경우 운항정지 기간은 최대 90일이다.

'인명피해에 대한 법령' 적용 기준은 '해당 항공기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0명 이상 50명 미만이 사망한 경우' 운항정지 60일 처분이 내려진다. 2명 중상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사망자 1명으로 감안해 계산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사고에 따라 사망자 3명를 포함해 중상자 48명이 나오면서 해당 법령에 따라 총 사망자는 모두 27명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해당 항공기사고로 인한 항공기 또는 제3자의 재산피해가 100억원 이상인 경우'라는 법령에 근거하면 '운항정지 30일 처분'이 추가될 수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항공사고나 안전규정 위반사례가 발생하면 과징금 대신 운항정지 조치를 하겠다"며 "사고가 나면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전한 바 있다.

업계 역시 아시아나항공 사고와 관련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한층 더 높이는 차원에서 가중처벌을 포함한 운항정지 처분 등 강력한 제재 조취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하루 한 차례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이 노선의 주간 매출이 30억원 안팎에 이르기 때문에 3개월 가까이 운항을 하지 못할 경우 직접적 손실이 수 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사고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는 의원들의 따가운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운항정지 처분은 국내 항공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 탓에 운항정지보다는 과징금 쪽에 맞춘 제재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만큼 업계에서는 제재 수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정치권과 국토부에 줄을 놓고 로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90일이라는 운항정지 처분보다는 법 규정을 십분 활용해 가중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현행 항공법 시행규칙 제281조 3항(항공운송사업 등의 운항증명의 취소 등)을 보면, 위반행위 정도와 횟수 등을 고려해 국토부 행정처분심의위원회는 운항정지 기간을 50% 늘린 가중 처벌을 가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최대 135일까지 운항정지 조치가 이뤄지게 된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현재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 모두가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문제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하다면, 조종사 과실로 사망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샌프란시스코 노선 면허 취소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다"고 제언했다.

◆국토부, 아시아나항공 봐주기 논란 "왜?"

아시아나항공은 이외에도 '사고조사 결과 항공사에 귀책사유가 있을 때 제재 대상이 된다'는 운수권 배분규칙으로 내년부터 3년간 국제선 노선 배분에서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 정작 내년에 있을 운수권 배분에 대한 징계에는 큰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5월 '황금노선'이라 불리는 중국 운수권과 관련해 신규 노선 1개와 기존 운항 노선 8곳(주 22회)을 배분받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익성이 좋은 기존 노선의 경우 경쟁사인 대한항공(7곳·주 16회)보다 더 많이 받았다.

사고 발생 직후부터 조종사 과실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국토부는 '사고 조사 결과가 안 나왔다'는 이유를 들어 제재를 가하기는 커녕, 오히려 수익성이 좋은 중국 운수권을 배분했다. 이로 인해 국토부가 '아시아나항공 봐주기' 특혜 시비가 제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토부는 과거 사고를 일으킨 항공사에 운수권 배분기회를 박탈하는 등 불이익을 줬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항공안전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 1997년 발생한 '괌 추락사고'로 해당 노선에 대한 2년간 운항정지와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1년 6개월 간(1999년 11월~2001년 5월) 아시아나항공이 34개 노선(주 99회)을 배분받았으나 대한항공은 운수권 배분 및 신규 노선 취항, 증편 기회까지 박탈당하면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서승환 국토부장관이 항공 사고가 발생하면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수권 배분에는 이런 정책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미국 워싱톤DC NTSB본부에서 개최된 위원회 회의에서 아시아나항공 사고 당시 시뮬레이션이 공개되면서 해당 항공기 기기에 대한 조종사들의 조작 미숙 등 과실로 결론내렸다. © NTSB  
미국 워싱톤DC NTSB본부에서 개최된 위원회 회의에서 아시아나항공 사고 당시 시뮬레이션이 공개되면서 해당 항공기 기기에 대한 조종사들의 조작 미숙 등 과실로 결론내렸다. © NTSB

미국 NTSB의 사고조사 결과 발표 이후 국토부가 이달 말 자체 조사를 거쳐 별도 제재를 가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지적 역시 분분하다.
 
국토부 일정에 따른 사고에 대한 제재는 항공사 성수기인 7~8월이 다 지난 후에나 진행되기 때문에 수익성과 관련해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이유로 국토부가 이런 점을 감안해 여론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강력한 제스처를 취해야만 '아시아나항공 봐주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3명의 사망자와 18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가 발발한지 불과 1여년도 안 돼 벌써 수차례 결함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 불감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나 사고 직후 전문인력을 충원했지만 사고발생이 끊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관련업계에서는 보잉사 기체 결함보다는 항공사 측의 안전관리 및 정비 미숙 문제에 시선을 맞추고 있다.

이와 맞물려 기체 이상 여부를 사전에 잡아내지 못하는 현재 아시아나항공 안전관리체계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사고 여객기는 LIG손해보험 등 9개 국내 보험사에 항공기 1억3000만달러, 배상책임 22억5000만달러까지 총 23억8000만달러(약 2조7480억원)의 보험에 가입돼있다. 아직 사고에 대한 최종 보고서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NTSB에서 사실상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둔 만큼 막대한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