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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파견·도급 결제대금 '후지급방식' 아웃소싱기업 부실로

짧게는 한 달, 오래는 두 달까지 결제 늦어지면서 경영 부담 초래

김경태 기자 기자  2014.07.14 10: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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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아웃소싱업체 A사는 한 달 동안 파견을 진행하고, 사용업체로부터 파견비를 그 다음 달 5일이나 다다음달 25일에 지급받고 있었다. 사용업체 결제일의 월말 기준 때 짧게는 보름 길게는 40여일 후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결제일이 미뤄지면서 A사는 근로자 파견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해 먼저 지급(선지급)하고 있었다. 이처럼 사용업체가 파견비를 한 달이나 늦게는 두 달까지 미루면서 아웃소싱기업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용업체에서 근로자 파견을 요구하면 직원에게 선지급해야 할 돈을 더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A사는 대출을 통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족할 경우 그동안 쌓은 퇴직충담금이나 부가세를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처럼 아웃소싱업체가 파견·도급비를 후지급방식으로 받으면서 많은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후지급방식은 사용업체가 파견·도급비를 직원들 급여일 전에 지급해야 함에도 불구, 급여일이 한참 지나서 결제를 하기 때문에 아웃소싱업체는 근로자 파견비를 먼저 지불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특히 후지급방식에 따르거나 결제가 늦어지면서 아웃소싱업체가 도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도산한 한 파견업체는 도급업무를 성실히 수행했지만 도급비 지급이 늦어지면서 부실까지 이어져 파산 수순을 밟았다.
 
사용업체가 제때 도급비를 줬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결재가 늦어지면서 사용업체가 부실화하면 아웃소싱기업 역시 도미노 현상으로 부실을 같이 떠안게 된다. 파견비용은 임금채권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용기업이 파산해도 바로 받을 수 있지만 도급비는 용역대금에 해당돼 먼저 구제를 받기 힘들다.
 
예를 들어 6월1일부터 30일까지 파견을 진행한 후 30일에 근로자에게 임금이 지급된다고 했을 때, 결재는 30일 전에 이뤄지거나 30일에는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다음 달인 7월5일이나 10일, 늦으면 40일이 지난 8월10일에 대금이 입금된다.
 
   사용업체가 파견비를 아웃소싱업체에게 먼저 지급하라는 선지급금 관행으로 아웃소싱업체가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 프라임경제  
사용업체가 파견비를 아웃소싱업체에게 먼저 지급하라는 선지급금 관행으로 아웃소싱업체가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에 따라 매월 정산 방식이 아닌 '어음'과도 같은 성격으로 변질돼 아웃소싱업체가 근로자 임금을 먼저 지불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아웃소싱업체 한 관계자는 "기업의 결제일이 정해져 있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지만 결제일을 2주 이상 끌고 가는 것은 우리에게 직원들 급여를 선지급하라는 말과 같다"며 "사용업체에서 근로자 임금을 선지급하라는 말은 하지 않지만 이는 '무언의 압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파견 인원 늘수록 회사 운영 힘들어
 
제조업의 경우 물건을 생산하고 물품을 납품하기 전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는 물품을 수령하지 않았는데 대금을 미리 지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근로자 파견은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나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후지급은 맞지 않는 방식이다.
 
이같이 근로자 인건비의 경우 바로 지급돼야 하지만 일부 사용업체에서는 파견비를 후지급하고 있어 아웃소싱업체에 리스크를 떠넘기는 등 부실을 가중시키고 있다.이러한 후지급방식은 일부 기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아웃소싱 전반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1만명 이상을 운영하는 기업에서부터 300명 이하의 기업까지 특정업체만의 일이 아니다.
 
규모가 크고 고객사가 다양한 경우에는 후지급방식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부분 대금을 제때 받아오거나 미리 받아오기 때문에 후지급방식의 계약이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운영의 묘미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규모가 작고 특정업체 의존 비중이 높은 경우에는 후지급방식으로 용역 대금을 지급할 때 문제가 생긴다. 인원이 늘어날수록 경영자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는 이유에서다. 인원이 늘고 일이 많아지는 것은 환영하지만 그보다 먼저 돈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괴롭기만 하다.
 
자본금 1억원으로 출발한 파견기업이 자본금을 잠식하는데 6개월이 걸리지 않는다고 봤을 때 100명의 인원이 늘어나면 도급대금은 2억원에 이른다. 2억원의 여유자금이 없으면 인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인건비를 아웃소싱기업이 먼저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자는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
 
아웃소싱업체 관계자는 "소수 인원을 파견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인원이 늘어나면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힘들어진다"며 "파견 인원이 늘어나 선지급금이 부족할 경우 대출이나 퇴직충당금을 끌어다 쓸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아웃소싱업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사용업체에 말을 못하는 것은 추후 계약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현재 업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인금을 먼저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익명의 사용업체 관계자는 "후지급방식은 그동안 관행으로 문제없이 계속 진행해왔다"며 "일부 기업에서 결제일을 한 달에서 두 달 이상 미루는 것은 잘못됐지만 5일에서 10일 정도 늦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응대했다. 
 
◆업계 상생 위해 후지급방식 관행 철폐돼야
 
한편, 삼성계열사나 일부 대기업은 결제일 이전에 아웃소싱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면서 상생을 펼치고 있다.
 
삼성 계열사는 파견결제일을 30일로 가정했을 때 결제일 5일 전에 아웃소싱업체에 파견비를 지급했으며, 주말이나 휴일이 결제일과 겹칠 경우에도 먼저 대금을 결제해주고 있었다.
 
삼성 계열사 업무를 위탁 중인 아웃소싱업체 한 관계자는 "임금을 먼저 줘야하는 부담이 없어 회사운영이 원활하고 좋은 인재를 파견은 물론, 서비스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며 "후지급방식이라는 잘못된 관행이 없어져야만 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후지급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할 경우에는 사용업체의 경영 상태를 더욱 더 잘 살펴야 한다"며 "사용업체의 경영부실은 곧 아웃소싱기업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보탰다.
 
결국 후지급 관행은 아웃소싱 업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좋지 않은 관행이다. 만약 후지급방식이 좋은 관행이라면 더욱 독려하고 발전시켜야겠지만 잘못된 관행으로 업계를 위태롭게 하는 만큼 빨리 사라지는 것이 옳다는 게 업계 전반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