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4.07.11 09:15:43
[프라임경제] 탈세 및 횡령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이재현 CJ 회장에 대한 항소심 4차 공판이 지난 10일 진행됐다.
지난 공판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요청한 이 회장 측은 재판부의 승낙을 받아냈고, 이날 공판은 구속집행정지 이후 첫 공판이다. 환자복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들어선 이 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법원까지 구급차를 이용했다.
이 회장은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눈을 감고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으며, 공판 중간 약을 복용 했는데 팔에 힘이 없어 겨우 약을 먹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회장의 4차 공판은 1심 유죄판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재무팀장의 진술 신빙성을 약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회장 변호인 측은 손결산·이결산의 별도 관리 문제와 함께 당시 재무팀장 이모씨의 진술 신빙성에 대한 증인심문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이 회장 변호인 측은 당시 이 재무팀장과 함께 일했던 직원을 증인으로 출석시켰고, 이 재무팀장이 원심에서 증언한 내용 중 일본 부동산 매입과정에 일부분 관혀했다는 내용 등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다.
변호인 측은 "그 사람의 됨됨이나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평가도 이 전 재무팀장의 진술 신빙성을 가늠하는 데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 모 CJ 재무담당은 이 재무팀장과 함께 일했던 인물로, 그는 "이 재무팀장은 본인 이익을 위해서라면 내부 구성원에게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사람이었다"며 "그가 팀장이 되기 전부터 수억원씩 착복했지만 윗분들은 그에게 무한신뢰를 보냈을 정도로 처세에 능했다"고 진술했다.
이 담당의 진술에 따르면 이 재무팀장은 CJ 재직 당시 220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힌 인물이다. 이에 대해 이 담당은 "220억원 가량의 손해에 대해 돈을 임의 투자한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로는 8000만원, 1억, 2억 식으로 1년 이상 장부 등을 조작해서 축적했다"며 "이중 CJ에서 회수한 자금은 80억~10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담당은 당시 이 재무팀장이 회사 자금을 운용함에 있어 문제가 있음을 감지하고 팀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대처방법을 고민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임원에게 이 재무팀장의 비위사실을 보고하는 상황에서도 이 재무팀장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5억원과 내부 문건 등을 자신의 승용차에 옮겨 실을 정도로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이 재무팀장이 회사 자금 5억원을 가지고 떠나는데 그것을 그대로 보낼 수 있느냐"며 이유를 추궁했다. 또 이 담당이 이 회장으로부터 현금 2000만원의 격려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 "성과급이나 인센티브는 보통 정해진 규칙에 따라 공식적으로 지급되는 게 보통인데 회장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차등 지급한 게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이 밖에 이날 공판에서는 증인 한모씨를 대상으로 손결산과 이결산의 구분 관리에 대한 날선 공방이 있었다. 변호인 측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차명주식 등의 '손결산'과 이 회장 개인 실명의 재산 '이결산' 두 가지가 엄격히 구분되어 관리됐음을 증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한씨는 "기존 14층 금고는 비공식 자금을 보관했고, 13층에서 출납업무를 하면서 공식자금을 보관하기 위해 별도 금고가 필요했다"고 증언했다. 또 이 회장의 자택을 의미하는 '장충동'에 전달된 금액에 대해 "모두 손결산에서 지출됐으며, 노트를 동원해서 굳이 관리한 이유는 손결산과 이결산이 구분된 자산이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24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