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실은 우려보다 심각했다. 8일 베일을 벗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잠정치)이 시장 예상을 10% 이상 밑돌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일제히 삼성전자의 향후 수익성이 구조적인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비관론과 함께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동시에 하향조정했다. 사실상 '매도' 의견을 밝힌 곳도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는 당분간 국내증시는 물론 경제 전반에 거대한 암초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와 정책당국의 고뇌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급하게 낮춘 예상수준도 밑돈 '실적쇼크'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7조2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올해 1분기 8조4900억원보다 15.19%, 작년 같은 기간 9조5300억원보다는 24.45% 급감한 수치다.
특히 시장이 예상했던 8조1000억원보다도 11.1% 하회한 결과라는 점은 충격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날 오전 부랴부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원대 후반으로 낮췄지만 이마저도 충족하지 못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원에 미치지 못한 것은 2012년 2분기 6조46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앞서 7일 아이엠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70만원에서 143만원으로 하향조정했으며 투자의견도 'Hold'로 낮춰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Hold'의견은 사실상 '매도'를 뜻한다.
이 증권사 이민희 연구원은 "갤럭시S5가 시장에서 단명한 것처럼 삼성폰에 대한 고객충성도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중화권 업체들이 중저가폰 위주로 성장축을 옮겨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차별화에 고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연구원은 또 "LSI(대규모직접회로) 사업도 경쟁사인 애플과 퀄컴 고객의 장기 이탈 추세를 막기 어려운데다 로직칩 점유율 하락과 OLED 실적부진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어닝쇼크의 주범이 IM(무선)사업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 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하량 부진 속에 재고정리를 위한 마케팅비용이 과대 집행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주가는 애써 표정관리…배당정책 구체화될까
노근창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위원은 "3분기가 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분기대비 각각 3.0%, 5.4% 수준의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IM사업부문은 마케팅비용이 줄더라도 ASP(평균판매단가) 하락으로 인해 영업이익 정체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악화되면서 주가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일단 8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막판 상승전환하며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덕분에 코스피지수도 2000선을 사수하며 덤덤한 반응이었다.
다만 향후 뚜렷한 실적 모멘텀이 사라진 상황에서 지배구조 관련 이슈 외에는 부담을 덜어낼 '건수'가 딱히 없다는 점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는 상당부분 주가에 미리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반기 경쟁업체와의 접전이 예상되는데다 실적 개선폭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해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