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범죄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이 절실합니다. 하물며 가해자들 관리에 정부지원금 수천억원이 소요되는데, 정작 도움이 필요한 범죄피해자들에게는 관심과 지원이 부족해 안타까워요. 범죄피해자란 말조차 낯선 분이 대다수일 겁니다."
스마일화원(대표 이지호)의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영은 본부장. 그는 범죄피해자를 돕기 위한 사명감에 똘똘 뭉쳐 꽃을 통해 행복한 미소를 전파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길동에 터를 잡은 스마일화원은 범죄로부터 피해를 본 사람들의 경제적인 자립과 생활에 도움 주기 위해 설립한 꽃가게다. 이를 위해 지난 2011년 서울동부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 자본금을 전액 출자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법무부에서 설립한 사회적기업 제1호점이다.
| |
 |
|
| 푸른 식물들로 가득한 화원 모습. 한편, 법무부는 스마일화원을 시작으로 현재 서부지검 '카페 행복마루', 중앙지검 '굽네치킨 스마일점' 등 여러 사회적기업을 운영 중이다. = 하영인 기자 |
스마일화원은 살인피해자 유족 등 범죄피해자들을 직원으로 고용해 이들의 심리적 안정과 삶의 활력은 물론, 생계유지 등에 힘쓰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임금을 제외한 운영 수익금 전액은 센터에서 소중한 자금으로 쓰인다. 살인, 강도, 성폭력, 뺑소니 등 강력범죄로부터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생계비 △긴급의료비 △학자금 △범죄현장 복구비를 지원해주고 △상담 △법률 △의료 △법정동행 등을 실시하는 등 범죄피해자 보호와 지원사업에 보탬 하는 것.
김 본부장은 "스마일화원을 이용하는 고객은 범죄피해자 지원에 동참하는 셈"이라며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성 담긴 꽃으로 이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업부터 농장 방문까지…더 많은 기부 위한 비용절감
법무부에서 사회적기업을 준비할 당시 여러 사업 아이템이 거론됐지만 기쁠 때나 슬플 때, 어디든 빠지지 않는 '꽃'으로 의견이 모여 지금의 '스마일화원'을 있게 했다. 특히 전국에 배달 가능하며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는 법무부, 검찰청 등이 주요 고객으로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범죄피해자와 스마일화원이란 이름이 가진 괴리감에 종종 사람들이 궁금해 하곤 하는데, 이는 '웃음'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취지로 짓게 된 명칭이라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스마일화원의 실질적인 직원은 현재 2명이다. 그렇지만 센터의 이지호 이사장이 스마일화원 대표를 겸하고 이 외에 센터 사무처장 등 위원들이 화원 운영에 모자람 없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다.
김 본부장도 범죄피해자센터 홍보분과위원에서 만 7년 정도를 활동해 온 위원이다. 스마일화원 설립 당시 본래 화원을 운영했던 전문인과 협력해 이끌었었지만, 당장에 수익이 나지 않자 전문인은 이러저러한 사유로 이직을 택한 것.
이에 범죄지원센터에서는 같은 뜻을 가지고 책임감 있는 사람을 물색하기 위해 회의와 여러 과정을 거친 끝에 김 본부장이 선발됐다.
"저는 화원과 관련한 특별한 기술은 없어요. 그렇지만 제게는 기술 대신 무엇보다 중요한 신뢰가 있습니다. 사업이 더 번창하면 협력업체에 의지하기보다 자립할 수 있는 전문성을 키울 계획이에요. 전문인을 고용하기보다 범죄피해자를 가르쳐 전문인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전문성과 인력이 부족한 부분은 화환, 서양란, 꽃바구니 등 협력업체 세 곳과 연계하고 있다며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스마일화원에 왔을 때만 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매출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비용절감을 위해 영업부터 시작해 관엽, 동양란 같은 경우 농장을 방문해 사들이고 있다. 또 상황에 따라 직원과 함께 식물을 직접 배송하기도 한다.
이 같은 노력에 보답하듯 작년 한 해 동안 받은 주문은 2000건으로 집계됐으며 연매출 1억5000만원을 달성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은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기존에 있던 고객들도 함께 따라와 주고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더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 번 고객은 평생 고객"…편안하고 친근한 관계 형성
스마일화원의 주된 판매 수입원은 시기성 없는 화환과 근조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다른 화원에 비해 스마일화원은 검찰청 인사이동, 변호사 개업 등 연계된 곳에 행사가 많아 동양란과 서양란이 많이 나가는 편이다.
| |
 |
|
| 김영은 본부장은 고객의 신뢰에 정성으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 하영인 기자 |
거기다 한 번 스마일화원과 거래를 튼 고객은 어느덧 단골손님이 돼 계속 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김 본부장은 "카카오톡으로 주문받는 경우도 많다"며 "꽃 사진을 보내주는 등 간편하면서도 편안하게 소통하는 것이 비결인 것 같다"고 전하며 소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스마일화원이 내세울 점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바로 '신용'"이라며 "고객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작은 것 하나하나 정성을 쏟고 있다"고 첨언했다.
인터뷰 말미 김 본부장에게 스마일화원의 방침을 들어봤다.
"살인 사건 등이 발생해 피해자 집을 방문할 때가 종종 있었어요. 그런데 이웃 중에는 피해자 가족을 걱정하기보다 집값이 내려가겠다는 등 냉정하게 현실적인 문제만 생각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그들도 또 다른 피해자이기 때문에 이해하는 한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스마일화원은 범죄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만큼 그들에게 따뜻함을 베풀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한편, 스마일화원의 마스코트라 불리는 정재훈씨(31세)는 설립 시점부터 함께 해온 직원으로 화원의 든든한 뿌리로 자리 잡았다. 그는 4년 전 유가족이 된 범죄피해자로 마음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스마일화원에서 일하며 밝은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여기서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어 좋아요.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고 화원과 함께 발전하는 게 목표입니다. 범죄피해자를 위해 도움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