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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용형태공시제' 대규모 실직 양산 가능성 높아

김경태 기자 기자  2014.07.04 07: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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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용구조 개선을 위해 1일 '고용형태공시제(이하 공시제)' 결과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에 따라 상시 30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는 매년 근로자의 고용형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공시제를 통해 비정규직을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시제는 정규직, 직접고용 기간제근로자(계약직), 간접고용 기간제근로자(파견, 하도급, 용역 등) 등으로 구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근로자의 고용형태를 공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자율적인 고용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다.
 
하지만 공시제 시행의 도입배경인 자율적인 고용구조 개선이 아웃소싱기업에게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A기업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라 간접고용 중이던 파견직 1800여명을 직접고용 기간제근로자로 전환키로 했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은 A기업의 2년 기간제근로자로 전환 돼 고용구조가 개선됐다고 할 수 있지만 A기업에 파견 아웃소싱을 하던 기업들은 순식간에 파견인력을 빼앗겨 회사 경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정부는 앞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잘못된 정책으로 '상생'이 아닌 '상극'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있다.
 
더 큰 문제는 전환되는 근로자들이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이 아닌 기간제 근로자라는 것이다. 사실 이는 소속만 A기업로 전환 됐을 뿐이지 2년 파견 근로자와 큰 차이는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근로자는 "사실 2년 후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직장을 잃게 될 뿐이다"며 "차라리 파견 업체 소속일 때는 다른 곳으로 다시 파견을 갈 수 있어 고용불안에 대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공시제 결과를 보면 공시 기업 2942곳 중 전체 사용근로자 436만4000명 중 직접고용 근로자는 348만6000명이었으며, 소속 외 근로자(파견 근로자)는 87만8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모두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고용안정이 된다면 찬성할 일이다. 하지만 기간제 근로자로 전환돼 기업이 2년 후 경영상의 이유로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고용창출이 아닌 대규모 실직을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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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정부는 무조건적인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보다 오히려 소속 외 근로자인 파견을 하나의 고용형태로 보고 파견 선진국의 사례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야 할 것이다. 또 단순히 비정규직을 줄이겠다는 무리한 정책 보다는 기업 스스로 고용형태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해 사용업체와 아웃소싱기업이 진정으로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