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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레이싱 모델들, '위기'

서울모터쇼 이어 CJ수퍼레이스에서도 비중 축소

김정환 기자 기자  2007.03.26 02: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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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동차=미녀’의 불문율이 흔들리고 있다.

오는 4월 5일 개막하는 ‘2007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모터걸(여성 도우미)’의 규모를 이전 보다 줄이기로 결정한 데 이어 올 시즌 모터스포츠에서도 레이싱 모델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경기대회인 ‘CJ수퍼레이스(구 코리아 GT 챔피언십)’를 주관하는 프로모터사 KGTCR(대표 김의수)는 오는 4월 8일 열리는 2007년 시즌 개막전부터 대회에서 레이싱 모델의 활동을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출전 팀 및 부스 참가 업체들에 권고하고 나선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KGTCR 측의 이 같은 조치는 “서킷(자동차 경주장)의 진짜 주인공인 ‘선수(레이서)’가 레이싱 모델들에게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다”는 모터스포츠계 안팎의 오랜 비판에 따른 것.

실제로 서킷을 찾는 갤러리들 중엔 경기엔 별 관심 없이 레이싱 모델들의 섹시미만을 카메라에 담는데 열중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고, 각종 언론 보도에서도 미모의 레이싱 모델이 대회 우승자 보다 더 주목받았다. 

   
지난해 11월 19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06 CJ 코리아 GT 챔피언십'에서 미녀 레이싱 모델들이 갤러리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GTCR 관계자는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의 정착에 레이싱 모델들이 큰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2010년 전남 영암의 포뮬러원(F1) 그랑프리 대회의 개최를 앞두고 스타급 한국인 선수의 육성과 바람직한 모터스포츠 문화의 보급을 위해선 (레이싱 모델 비중 축소가) 불가피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KGTCR은 앞으로 ‘선수의 스타화’를 목표로 모든 조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시상대에 선수 보다 레이싱 모델이 더 많이 올라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는 일을 막기 위해 우승팀이라고 해도 해당 선수, 감독, 단장과 극소수의 레이싱 모델만이 올라갈 수 있도록 제한할 예정이다.

또, 레이싱 팀 소속 레이싱 모델의 경우 단독 포즈를 지양하고, 선수와 함께 포즈를 취함으로써 모델 뿐만 아니라 선수들까지 일반인들에게 최대한 부각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어 사진기자가 아닌 일반 갤러리들이 레이싱 모델을 경기장 한 쪽에 따로 불러 사진을 찍는 것을 금하고, 대신 각 부스에 일정한 포토세션 장소를 마련해 해당 부스 운영업체의 상품이나 상호가 모델 촬영 시 함께 노출될 수 있게 한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테란의 황제’ 임요환, ‘라이온킹’ 이동국, ‘마린보이’ 박태환 등 타 스포츠 분야의 인기 선수들처럼 해당 카레이서를 함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닉네임을 고안해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처럼 각 부스 별로 모델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 촬영은 그대로 제한 없이 이뤄지므로 갤러리들의 반발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모터스포츠가 건전한 레저 스포츠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선 이제까지의 헛바퀴를 제대로 돌게 해야 하며, 올해가 바로 그 스타트 라인이다”라고 강조했다.

(본 기사에 게재된 사진은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지난해 12월 10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CJ 코리아 GT 챔피언십'의 '투어링A' 부문에서 최종 역전 우승한 '하이해리엇 알스타즈'팀의 안재모(왼쪽 세번째), 류시원 선수가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