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경기대회인 ‘CJ수퍼레이스(구 CJ 코리아 GT 챔피언십)’를 주관하는 프로모터사 KGTCR(대표 김의수) 관계자들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주말까지 마음 고생이 심했다.
CJ수퍼레이스는 보통 3월에 개막전을 치른다. 하지만, 3월 중 폭설이 내릴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올 시즌엔 개막전을 4월 8일로 옮겼다. 그런데, 평소 4월 말에 열리던 ‘2007 서울모터쇼’ 일정이 올해 처음 앞당겨지면서 두 행사가 겹쳐버린 것.
갤러리 동원력이 모터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CJ수퍼레이스 측으로선 비상이 걸린 것이다.
지난해 CJ그룹의 메인스폰서십 참여, 포뮬러원(F1) 그랑프리 한국 유치 등의 호재에 힘입어 올해 한껏 높아진 기대감이 개막전 당일 텅빈 관중석을 보며 실망감으로 바뀌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지난 19일 티켓 판매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KGTCR 관계자들은 표정 관리에 바빠졌다.
개막전 티켓 중 가장 비싼 ‘프리미엄 티켓(10만원)’ 200장이 3일만에 모두 동나 버렸다.
프리미엄 티켓은 관람석은 물론, 피트(Pit; 경주차 정비가 이뤄지고,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 패독(Paddock; 서킷에서 경주용 트랙과 피트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 프리미엄존(식사 및 휴식공간) 등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티켓이다.
여기에 올해 치러질 7경기를 모두 관람할 수 있는 ‘프리미엄 연간회원권(50만원)’도 50여 장이나 팔려나갔다.
패독권(1만원)은 인터파크를 통해 23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상태인데 이 또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 지난해 'CJ 코리아 GT 챔피언십'에서 스타트를 준비 중인 레이싱 카들 | ||
메마른 땅을 뚫고 싹을 틔우기 위해 애쓰는 한국 모터쇼에 촉촉한 ‘봄비’가 돼주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일본인 관광객들.
드라마, 가요에 이어 이젠 모터스포츠가 일본인들에게 또 하나의 ‘한류’로 자리잡게 된 셈이다.
이 같은 열풍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지됐다.
지난해 10월 15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CJ 코리아 GT 챔피언십’ 5전엔 일본 관광객 2000명이 운집했고, 이후 매 경기마다 500명이 넘는 일본인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가장 큰 계기는 현재 일본에서 한류스타로 인기 높은 탤런트 류시원(35.하이해리엇 알스타즈)의 모터스포츠 도전을 지켜보고,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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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CJ 코리아 GT 챔피언십'의 '투어링A' 부문에서 우승하고 기뻐하는 '연예인 카레이서' 류시원(왼쪽), 안재모 선수 | ||
특히 5전의 경우 류시원의 생일(10월 6일) 직후여서 일본인 갤러리들이 더욱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개막전 티켓 판매에서도 류시원의 존재감이 큰 역할을 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지난해 시즌에서 류시원이 투어링A 부문에서 막판 역전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카레이서 류시원’에 대한 일본인들의 동경과 기대도 더욱 커졌다.
하지만, 서킷을 찾는 일본인 중엔 류시원 뿐만 아니라 국내 모터스포츠에 반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KGTCR 관계자들이 더욱 고무된 상태.
모터스포츠계에 따르면 모터스포츠 선진국들의 초대형 서킷과 달리 아직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의 그것들은 작은 공간 안에 모든 것을 배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킷인 용인 스피드웨이 역시 규모의 협소함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질 수밖에 없었다.
일본인들은 엉뚱하게도 힘들게 멀리 돌아다니지 않고 간편하게 서킷을 모든 것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프리미엄 티켓 하나로 피트까지 큰 제약 없이 둘러볼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이 되고 있다.
아울러 열악한 제반 여건을 딛고 더욱 열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국내 레이서들의 노력이 하나 둘 알려지면서 애정을 갖게 된 일본인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KGTCR 사공수경 과장은 “류시원 선수에 의해 촉발된 일본인들의 한국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 한국 모터스포츠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주최측은 물론 각 팀과 선수들까지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해 'CJ 코리아 GT 챔피언십'을 관람하기 위해 용인 스피드웨이를 찾은 일본인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