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파견을 소위 '나쁜 일자리'로 몰며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인 정규직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왜일까. 다양한 고용형태 가운데 하나인 '파견'이 일부 파견업체의 잘못된 관행 탓에 부정적으로 비춰진 탓이 크다.
파견은 기간제 법에서 비정규직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은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한 고용형태다. 일본이나 독일 등 파견 선진국에서는 파견을 고용형태 중 일부로 보고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노동계에선 간접고용인 파견을 직접고용인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고, 정부도 이에 발맞추며 정규직 전환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국가정책조정회의가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등 공공기관 810곳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25만1000여명 중 6만5711명을 내년까지 정규직 전환한다는 '2013~2015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견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파견업체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비정규직인 파견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보다는 파견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강조하면서 파견업을 활성화하고 있다"며 "사전적 의미로는 파견이 비정규직일 수 있지만 우리가 봤을 때는 고용을 보장하는 정규직"이라고 주장했다.
◆정규직일까 비정규직일까…모호한 분류
한국노총의 '비정규직 노동자' 개념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크게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로 나뉜다. 직접고용은 해당 자본에 의해 직접 고용된 노동자를 말한다.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는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매일 고용계약이 이뤄지며 근로계약기간이 1개월 미만 노동자인 '일용직'부터 △근로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임시직' △계약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채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계속 갱신하는 '계약직'이 대표적이다.
또한 △명예·정년퇴직 후 회사에서 그 기간을 정해 일하는 노동자인 '촉탁직'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사업장의 동종업무에 종사하는 통상근로자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비해 짧은 근로자인 '시간제노동자'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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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정규직 구분. 파견은 비정규직으로 구분 짓기보다 고용형태의 하나로 구분해야한다. ⓒ 프라임경제 |
이와는 대조적으로 간접고용은 사업장에 필요한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노동자를 공급하는 외부업체를 통해 필요한 노동력을 사용하는 것이며 고용과 사용이 분리된 형태다. 또한 간접고용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용역을 비롯해 △도급 △파견 △소사장제 △사내하청 △근로자공급 등이 해당된다.
이 중에서도 파견은 파견사업주가 노동자 고용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노동자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에 맡겨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형태다.
파견업계 관계자는 "비정규직은 정규직 노동자가 아닌 노동자를 통칭해 비정규직 노동자라 부르고 있는데, 그 개념에 대해 확립된 정의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확실치 않은 정의로 파견을 비정규직이라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망 겉도는 파견근로자, 파견기업엔 정규직
파견이 비정규직으로 비춰지는 이유는 계약직보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법률상으로는 전문지식, 기술, 경험이 있는 업종만이 파견 근무를 할 수 있고, 상시 근무 업무는 파견직으로 채용할 수 없지만 현실에서는 불법 파견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파견을 비정규직으로 구분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견직을 비정규직으로 봐야 하는 지 여부를 두고 업계에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서울의 한 파견업체 직원 A씨는 "정규직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파견 직원들은 우리 회사 소속으로 4대 보험을 비롯해 직원에 대한 모든 관리를 하고, 단지 근무지가 다를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 주장도 있다.
다른 파견업체 간부 B씨는 "파견근로자들이 계약기간 만료되면 어차피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파견업체 소속으로 있지 않기 때문에 상용형 파견이 아닌 이상 일반 파견은 비정규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용형 파견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대해 파견업체 직원 C씨는 "파견 직원을 쓰는 사용업체에서 업무가 숙달된 인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면 될 터인데 오히려 직접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기 위해 파견 계약을 해지하고 있지 않냐"며 "중소기업에서 파견인원을 모두 끌어안고 가기란 사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C씨는 이어 "파견 선진국인 일본과 독일처럼 상용형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현재의 파견을 꼭 비정규직 일자리로 보기 보다는 선진국처럼 고용형태의 하나로 구분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파견을 비정규직이라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시야를 더 넓게 갖고 고용창출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보고, 정부에서도 파견법을 더 완화해 취업상생의 길을 넓히는 방안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