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난 칠월 즈음이 되면 노을 지는 해변 생각에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석양이 노랗게 물든 해변을 배경삼아 나풀대는 두 남녀의 검은 실루엣. 아마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본 해변가 탱고 장면이 뇌리에 깊숙이 박혀버린 탓이리라.
어차피 올해도 바쁜 업무 탓에 가까운 계곡에서 발만 첨벙거리며 올 테지만 상상만은 꿋꿋할 것 같다. 여름철 숨 막히는 밥벌이의 일상, 그 속에서 나에게 인공호흡해줄 소중한 상상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사실 더위가 심해지고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여름철을 휴가지 상상만으로 버티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공호흡은 단순한 응급처치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밥벌이의 일상을 허물어트리는 무기력함이 찾아올 때면 으레 그들을 생각하게 된다. 내겐 삶의 백신 같은 그들. 나를 자극하고 다잡아줄 내 밥벌이의 멘토들을 말이다.
내 밥벌이의 멘토 중 하나는 바로 무한도전 멤버들이다. 그들의 촬영 강행군은 이미 방송가에선 정평이 나있다. 한 회 방송을 위해 몇 달을 준비하고 연습하기도 하는 그들. 카메라가 돌지 않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시청자를 위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힘들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혹 방송에서는 그들의 지친 모습을 보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공감이 가고 감탄이 나오는 것 같다. 근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 모습에서 나는 저들에게 지지말자는 악다구니 같은 것이 생기는 것을 느끼곤 한다.
내 밥벌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멘토를 이야기함에 있어 아버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 언젠가 책에서 '자식은 아버지의 등을 보며 자란다'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지금의 내 삶에도 아버지의 등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유년시절, 잠에서 덜 깬 내가 마주했던 풍경 속엔 언제나 문을 열고 출근을 하는 아버지의 등이 있었다. 집과 밖 사이, 그 경계에서 아버지는 언제나 서늘한 바람이 부는 밖을 향해 무뚝뚝한 발걸음을 내딛었었다. 무던하고 무뚝뚝한 그의 등, 발걸음이 우리의 가족을 내내 지켜온 것이리라.
나 그리고 내 친구들이 나이가 들면서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꾸준함이야말로 정말 위대한 것이라는 얘기다. 무한도전 멤버들, 그리고 우리 아버지 역시 꾸준함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꾸준하지 못한 나는 그들을 보며 자주자주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에밀시오랑. 그 언젠가 그의 일화를 듣고 안심했었던 적이 있었다. 어떤 이가 그에게 "당신은 어제 무엇을 하며 지냈습니까"라고 물었는데, 그는 덤덤하게 "나는 어제 나를 견뎌냈습니다"고 답했다고 한다. "다르지 않구나, 사람 사는 것이 다 같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날 정도로 안심한 적이 있었다.
내일도 모레도 회사엔 휴가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들려올 것 같다. 그들 틈에서 나 역시 조심스레 나만의 휴양지를 꿈꿔볼 테다. 여러분의 휴가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잘 다녀오라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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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이미지컨설턴트 / KT·아시아나항공·미래에셋·애경백화점 등 기업 이미지컨설팅 / 서강대·중앙대·한양대 등 특강 / KBS '세상의 아침' 등 프로그램 강연 / 더브엔터테인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