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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급계약 끝냅시다" 더샘 내지른 일방적 통보에 붕뜬 협력업체

8개월 계약기간 남았는데… 전화 한 통 후 '모르쇠' 일관

김상준·김경태 기자 기자  2014.06.30 17: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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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저가 화장품들이 시장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가운데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사태가 빈번해지고 있다.

한국화장품(123690·대표 이용준)이 중저가 화장품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10년 설립한 더샘인터내셔날(이하 더샘)이 매장에 인력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협력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더샘은 협력업체와 2월부터 거래를 지속 중인 상황에서 계약기간이 8개월 남았음에도 이달 30일부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일방적 통보를 했다.
 
지난 2010년 2월 설립된 더샘은 같은 해 7월 브랜드 '더샘' 런칭쇼를 진행하며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백화점을 비롯해 일본과 베트남, 태국, 홍콩 등에 매장을 입점시키며 브랜드 네임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빅뱅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을 모델로 선정하며 젊은이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업체다.
 
   더샘이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협력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해 갈등을 빚고 있다. ⓒ프라임경제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 더샘이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협력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해 갈등을 빚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처럼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새로운 다크호스가 되고 있는 더샘은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협력업체에 지난 24일 전화 한 통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당시 인력공급 매니저를 맡았던 H사원은 "본사 영업본부장으로 새로 부임한 본부장이 현재 A업체에서 도급 중인 인원을 모두 다른 업체로 이관하고 30일자로 계약해지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이 지시는 사장도 함께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영지원팀 K이사는 "도급업체 관리는 모두 내가 하고 있는데 계약해지 통보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아마 담당직원이 A업체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어 지시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확인결과 H사원이 계약을 해지 통보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갑의 횡포'에 가까운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A업체는 계약해지에 대한 뚜렷한 사유를 전혀 듣지 못했다.
 
이와 관련 도급업체인 A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 담당직원에게 문제가 있다면 담당자 변경이나 유예기간을 줘서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냐"며 "이렇게 갑작스런 계약해지 통보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다만 뚜렷한 사유 없이 담당직원의 불만으로 A업체와의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이라면 이는 '갑'의 횡포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을'에게 부당한 처우를 한 것이기 때문. 
 
이에 대해 양의석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 사무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을'에게 불이익을 제공했다면 공정거래법 제23조 불공정행위이행 중에서 거래상 지위 남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는 거래상지위 남용 중에서 불이익 제공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사무관은 "불이익 여부는 그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며 "불이익을 받았다면 이는 민사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계약서 없고 구두계약하지 않았다?
 
더샘은 지난 2월5일 회의에서 A업체와 구두 계약함은 물론 현재 인력도급 업체인 미담과 계약이 끝난 후 A사에 모든 인원을 승계하겠다는 내용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회의 후 A업체는 더샘 관계자에게 인력도급 관련 계약서를 이메일로 송부했지만 더샘은 확인 후 계약서를 작성하겠다는 답변만 하고 아무런 통보조차 없었다. 이에 A업체는 3월10일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이메일 송부했었다.
 
그렇지만 현재 더샘과 A협력업체 사이에는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업무를 진행했던 이유에서다.
 
하지만 민법 제111조(의사표시의 효력발생시기) 1항을 보면,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는 상대방에 도달한 때 그 효력이 발생하고 의사표시자가 그 통지를 발송한 후 사망하거나 제한능력자가 돼도 의사표시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명시됐다. 
 
이를 근거로 할 경우 A업체는 더샘으로부터 인력공급에 대한 회의를 통해 인력을 현재까지 보내고 있으며, 4개월 동안 도급비를 지급받고 있기 때문에 더샘과 계약을 통해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A협력업체는 더샘과의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계약을 해지함은 물론 미담이 6월30일부로 폐업을 하면서 인원을 승계하기로 회의 때 확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이사는 "평가나 운영실적을 보고 업체를 선정한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무조건적으로 넘긴다는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고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는 거래상 지위남용
 
더샘이 계약해지 사유로 제시한 것은 인력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매장은 인천신라면세점이다. 이곳에는 A와 B매장이 있는데 B매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일시에 그만두면서 공백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졌다는 전언이 나온다.
 
더샘은 A업체가 그간 인력수급에 있어 담당직원과 많은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잘못된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업체 관계자는 "현재 공항 면세점에 총 6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결원 발생 때 즉시 대처하고 있다"며 "공항 특성상 인력수급이 어려움이 있는데도 불구, 결원이 발생해 인력수급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아르바이트생까지 찾아 공급 중인데 계약해지는 너무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맞서 K이사는 "A업체를 인력 전문업체로 알고 업무를 맡겼는데 직원들의 근태에 문제가 있어 공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며 "한 매장에서 결원이 계속 발생해 지난 5월에 이런 문제점에 대한 회의도 진행하긴 했지만 계약해지 통보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인천공항은 공항 보안문제로 인력수급이 쉽지 않다. 중국, 일본 등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특성상 외국어는 기본적으로 할 줄 알아야 하고 특히 보안이 까다롭기 때문에 직원에 대한 심사가 무척 오래 걸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인력수급과 관련한 시일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 사실을 마땅히 인지하고 있는 A업체는 인력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결과는 사유 없는 계약해지 통보였다.
 
한편, A업체는 또 다른 문제점도 제기했다. 문제가 된 인천공항 면세점의 근무인력이 한 업체의 직원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다른 협력업체 직원들과 혼재돼 운영되다보니 다른 업체로부터 지시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협력업체도 똑같이 인력수급을 지적받았는데 A업체에만 계약해지 통보를 한 것은 다른 속셈이 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런 현장 운영방식 탓에 협력업체들은 직원들 간 신뢰를 쌓기 힘들어 소통에 대한 리스크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실정이다. 또 A업체뿐만 아니라 다른 협력업체도 인력수급에 대한 문제가 있었지만 A업체에만 계약해지 통보를 한 것은 특정업체 '봐 주기식'의 행태로 오인받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