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기자 기자 2014.06.30 11:42:54
[프라임경제] 대규모 지점폐쇄에 한국 내 철수설까지 돌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글로벌 씨티의 뒤만 봐주다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는 얘기가 이미 조직 내에서 팽배한 수준이다. 2~3년 전만 해도 점포확장 정책을 펼쳤던 씨티은행이 불과 1년6개월 남짓한 사이 83개 점포를 폐쇄해 1000여명의 실직자를 거리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조성길 씨티은행 노조 홍보국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들어봤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현재 은행의 핫 키워드를 '점포폐쇄' '희망퇴직' '하영구 행장'으로 추리고 있다. 이 중 노조는 하 행장 등 경영진 퇴진을 위해 강경대응도 불사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2년에서 3년 된 신설점포까지 폐쇄된 상황입니다. 2~3년을 내다보지 못하는 경영진이 회사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네요."
조 국장은 "국내 씨티은행의 지점당 수익은 2위를 차지할 만큼 선전하고 있는데,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생산성 2위를 차지하는 등 수익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글로벌씨티의 상황이 지점폐쇄와 인원감축 역할의 중심에 있다"며 "글로벌씨티로 자금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아니고서는 지금의 상황은 설명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하영구 행장은 꼭두각시, 사임 급선무"
조 국장의 말을 빌리면 씨티뉴욕 본사로 국내자본이 넘어가고 있다. 또, 글로벌 씨티는 수천개의 점포가 있지만 구조조정은 일체 없다. 상황은 이렇지만 씨티는 수익이 나오는 해외 현지법인들까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켜 무차별적으로 규모를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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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티은행 노조가 하영구 행장의 퇴임과 정규직 전환 등을 외치고 있다. ⓒ 씨티은행 노조 | ||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 행장이 경영책임을 지고 사임을 하는 게 급선무라는 게 노조의 주장으로, 현재 씨티은행은 140개 이상 지점에서 이미 1600명을 훌쩍 넘은 직원들이 서명운동에 동참 중이다.
한 마디로 한국씨티은행 내에서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하 행장은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직원들의 고혈을 하 행장이 빨아먹으며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점차 짙어지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조 국장은 "기업금융과 카드 등 30~40개 점포로 몇천억원씩을 글로벌 씨티로 계상하면 은행은 돌아가겠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길거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오죽하면 차라리 팔아버리는 게 좋겠다는 얘기까지 나오겠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 국장은 더불어 "수익성 악화에 따른 점포폐쇄라는 말은 직원들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며 "올해 폐쇄된 56개 지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500억원 이상 수익이 났던 곳으로, 임대료나 인건비를 제해도 820억원 이상 수익이 창출된 점포들"이라고 첨언했다.
한편, 폐쇄된 전주지점은 전주에 유일하게 하나 남은 지점일 뿐더러, 작년 말 기준 36억원의 수익을 냈던 곳이며 11억원의 임대료 등을 감안해도 20억원 이상 수익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점 매각 '초읽기'… 희망 없는 '희망퇴직'
결국, 사측의 점포폐쇄와 희망퇴직 결정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게 노조 주장의 핵심이다. 노조는 올해 650~700명 규모 희망퇴직이 예정됐지만, 이 또한 합의되지 않은 결정이라고 꼬집는다.
조 국장은 "국내 들어온 이후 1800억원 이상씩 지속적으로 계상하고 있지만, 자본의 규모를 줄여 용역비를 빼가는 것으로는 모자란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라며 "희망퇴직이라고 해도 집중 권고 대상 직원은 많게는 4차례나 특수영업부 또는 전략영업팀으로 보직을 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희망퇴직 인원 중 절반은 저임금 무기계약직 노동자로, 희망퇴직을 통해 목돈 마련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특수영업부와 전략영업팀 이동을 거치면서 악화되는 근로조건 등은 노조와 사전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더해 조 국장은 본점 매각도 기정사실화됐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올해 안으로 매각을 통해 단기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조 국장은 "매각액도 약 2600억원으로, 다 빼갈 것으로 보이는데 본점도 매각 주관사가 정해졌다는 전언이 나오고 7월 말까지 입찰을 통해 연말 전 정리될 것으로 안다"며 "직원들은 매각되는 대로 2년 무상 임대되는 IFC몰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들리는 소식을 덧붙였다.
현재 씨티은행 노조는 지난 2013년 임단협도 타결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특수영업부와 전량영업팀 폐지 등을 신경 써야 한다.
노조는 현재 3단계 투쟁 중이지만 수위를 높여 △모든 연수 참여 금지 △영업점 간 메일사용 금지 △7월1일부터 신규 상품 판매 금지 △7월4일부터 일일파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