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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어" 아웃소싱기업 vs 파견근로자 첨예한 대립각

'급여 불안, 선지급 요구' 근로자 맞서 업체들 "책임감 먼저 보여야"

추민선 기자 기자  2014.06.30 08: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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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 "월초 3일간 마트행사를 진행했어요. 급여일이 매달 15일이라고 했지만 날짜가 지나도 급여가 들어오지 않아 알아보니 업체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어요. 답답한 마음에 노동부에 신고했지만 연락은 두절된 상태고 대표자 이름으로는 업체명 검색이 불가능해 접수조차 힘들다고 합니다. 더 이상 아웃소싱 소속으로 일하고 싶지 않아요."(김지민·가명·22세)

#2. "사무실로 찾아와 교육받고 유니폼까지 받아간 후 행사당일,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물론 연락도 되지 않았죠.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보니 행사 날 아침까지 불안합니다. 무단펑크(결근) 때 사용업체는 당장 다른 인력으로 대체하라고 하는데, 한 두 시간 만에 사람을 구해서 대체하기란 불가능하죠."(A업체 매니저·이예진·가명)

아웃소싱기업과 단기 행사 근로자들 간 날카로운 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행사 진행을 위해 단기 행사자를 채용, 교육과 행사에 필요한 유니폼·소품 등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행사 당일 예고 없이 행사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

업체는 원청사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행사 진행요원이 없어 매출 손실로 이어질 경우 다음 행사 계약에 대한 연장이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근로자가 업체로부터 입는 피해도 만만치 않다. 최선을 다해 행사를 마쳤지만 급여를 지급해야 할 업체가 사라지거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급여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는 이유에서다.

이 탓에 근로자들은 계약 전 업체에게 선지급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업체가 갑자기 증발해 급여를 받지 못하는 불상사를 미리 예방하겠다는 입장으로 행사가 끝나는 날 당일 또는 그 다음날까지 행사비 입금을 요구하는 것이다.

◆인력들 무단결근 예사… 정부는 기업보호 '관심 無'

업계 관계자들은 행사인원의 무단결근으로 인해 업체가 입는 피해는 늘고 있지만 이를 보호할 법은 없다고 한탄한다.

   아웃소싱기업과 단기 행사 근로자들 간 대립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행사자들은 급여 미지급에 대한 불안으로 미리 급여를 지급받는 선지급 요구가 늘고 있다. 아웃소싱업체 역시 무단결근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본 사진과 기사내용과는 관련 없음. ⓒ네이버블로그 캡처  
아웃소싱기업과 단기 행사 근로자들 간 대립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행사자들은 급여 미지급에 대한 불안으로 미리 급여를 지급받는 선지급 요구가 늘고 있다. 아웃소싱업체 역시 무단결근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본 사진과 기사내용과는 관련 없음. ⓒ네이버블로그 캡처

두 번째 사례를 언급한 아웃소싱기업의 이예진 매니저는 "무단으로 행사를 펑크 낸 후 겨우 연락이 닿으면 가지각색의 이유들을 듣게 된다. 일이 있어 그렇다고 해도 사전 연락은 가장기본이 되는 예의"라며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으로 모든 책임은 우리 업체가 지게 된다"고 토로했다.

또한 일주일 계약 후 사나흘만 근무하고 무단결근하는 경우도 많았다. 무단결근 후 연락조차 되지 않다가 급여일이 다가오면 먼저 연락해 일한 급여결제를 독촉하는 '적반하장'의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파견업체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행사자와 계약서를 체결, 계약서 내용에 책임에 대한 손해배상부분을 명시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행사시작 전 또는 행사진행 중 무단결근으로 인해 원청사와 파견업체 모두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

이 매니저는 "단기 행사자들은 특히 시급·일급에 민감한데, 먼저 일을 하겠다고 계약한 후 일급이 높은 행사가 나오면 사전 통보 없이 이동한다"며 "시급이 적더라도 먼저 계약한 일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서로 믿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이와 함께 점차 늘어나는 업체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계약을 어긴 근로자를 처벌할 정부 차원 방안마련이 필요하다는 말도 보탰다.

◆급여일 다가오면 연락 끊는 아웃소싱기업들도 문제

아이러니하게도 행사자들 역시 아웃소싱기업들로 인한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계약기간에 충실히 업무를 수행했지만 갑자기 업체가 사라지거나 급여 지급을 미뤄 곤란한 상황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처럼 종적을 감춘 업체들은 또다시 다른 법인명으로 업체를 설립해 비슷한 수법으로 임금 착취를 반복, 행사자들의 피해가 줄지 않는 현실이다. 또한 임금 미지급 및 체불 관련 피해의 경우 고용노동부를 통해 해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결까지 많은 시간이 지체되거나 대표자 추적이 되지 않는 등 해결되지 않은 경우도 다반사라는 게 행사자들의 하소연이다.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행사 전 업체와 협의 후 선지급을 약속받고서야 행사를 진행하는 행사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업체의 급여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 온라인 카페 게시판에는 무단결근한 행사자의 인적사항은 물론 행사비 지급을 하지 않은 아웃소싱업체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 다음온라인 카페 캡처  
한 온라인 카페 게시판에는 무단결근한 행사자의 인적사항은 물론 행사비 지급을 하지 않은 아웃소싱업체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 다음온라인 카페 캡처

이에 대해 아웃소싱업체 관계자는 "원청사로부터 행사비를 받아 행사자들에게 일괄지급하지만, 선지급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부담이 커져 운영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털어놨다.
 
이어 "행사자들은 선지급을 보장하지 않은 업체 행사에는 지원을 하지 않고 있으며 업체와 행사자들로 이뤄진 온라인 카페를 통해 서로의 피해사례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러한 온라인 카페는 피해자 사례공유뿐 아니라 업체가 행사자들로 인해 피해를 받은 사례도 자세히 공개하고 있다. 행사자의 이름과 나이, 사진 등을 공개함으로써 또 다른 업체가 해당 행사자로부터 입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행사자들 역시 게시판에 △업체명 △담당자 이름 △연락처 △행사내용 등을 자세히 거론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치상황 해소는 신뢰·책임감 회복이 왕도

이같이 업체와 행사자 모두 서로를 향한 불신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 더욱 굳혀지고 있다. 행사자는 업체에 신뢰를, 업체는 행사자에게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땅한 책임감으로 맡은 업무에 임하는 행사자와 건실히 사업을 운영 중인 아웃소싱업계까지 이미지에 타격을 받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뢰와 책임은 한쪽에게만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하며 "먼저, 업계는 무엇보다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뗐다.

아울러 "단기 행사라도 행사기간 행사장을 찾아 행사자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이면 자연스럽게 업계 신뢰관계가 구축될 것"이라며 "짧게 일하는 행사자가 아니라 소속직원이라는 소속감을 심어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더해 "가장 불안한 급여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심어줘야 하는데,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약속한 날짜에 급여를 지급해 줘야하며 불가피한 상황에 연락을 피하지 않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행사자 역시 잠시 스쳐가는 곳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일하기보다는 정규직 못지않은 책임감을 갖고 행사에 임해야 한다"며 "행사자로부터 받은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가 지게 되며 그 피해는 결국 다시 행사자 본인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