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기자 기자 2014.06.27 18:32:10
[프라임경제] 황창규 KT(030200) 회장이 계열사 매각을 통한 '새판짜기' 행보에 본격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렌탈과 KT캐피탈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힌 것. 이는 이석채 전 회장이 추진한 비통신계열 중심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계열사 정리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KT 실적 견인에 주요 축을 담당한 양 계열사의 이번 매각에 대해 KT는 통신기업이라는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이석채 지우기'의 본격 행보로도 해석하고 있다. 이 전 회장 임기 때 KT계열사로 편입된 KT렌탈의 경우, 이 전 회장의 주요 라인인 표현명 전 이석재 회장 직무대행이 사장으로 임명돼 있다. 이번 매각을 통해 표 사장의 거취는 불분명해진 상태다.
KT는 양사 매각 추진을 위한 자문사를 조만간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 매각대금과 시점에 대해서는 추후 공지할 계획이다. 또, KT는 이번 매각을 시작으로 계열사 추가 매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회사로 좌천된 표현명 사장, 퇴출?… 업계 '정해진 수순'
이번 매각을 통해 표현명 KT렌탈 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렌탈은 이석채 전 회장의 임기 기간인 2010년 6월 금호렌터카와 합병을 통해 설립된 회사다. 이 전 회장 시절 주요 임원이던 표현명 전 T&C부문장은 대표이사 직무대행까지 역임한 바 있다. 황 회장 취임 후 표 전 부문장은 KT렌탈 사장으로 좌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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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의 KT렌탈 매각 발표로 인해 이 전 회장의 주요인사인 표현명 KT렌탈 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KT는 매각으로 인한 고용대책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 KT | ||
황 회장은 취임 후 실시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이 전 회장의 색채를 빼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2월4일 주요 계열사 10곳 대표에게 사임을 통보했다. 이 전 회장 시절 KT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한 그룹CC를 폐지하고 새로운 콘트롤타워로 미래융합전략실이 신설되는 한편, 낙하산 인사논란에 휩싸인 외부영입 인사들을 정리한 후 'KT맨'들로 자리를 꾸렸다.
당시, 이 전 회장 때 주요 임무를 수행해 온 표 사장을 비롯한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 △서유열 커스터머부문장 △김홍진 G&E부문장 △김은혜 커뮤니케이션실 전무 등이 임원인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우량회사, 매각 결정 이유는?… 비통신계열사 추가 매각 전망
이번에 매각 결정된 KT렌탈과 KT캐피탈은 우량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KT렌탈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8852억원 △영업이익 970억원 △당기순이익 323억원이다. KT캐피탈의 경우 △매출 2202억원 △영업이익 470억원 △당기순이익 362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계열사 매각 추진에 대해 KT는 "KT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집중을 하기 위한 차원이며, 이를 통한 그룹의 핵심 경쟁력 제고와 성장을 도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CT 융합 사업자로 발전하기 위한 역량 집중 필요성에 따라 양사 매각을 추진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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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ICT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열사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 KT | ||
이번 매각에 대해 또 다른 KT 관계자는 "KT그룹과 시너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우량 회사로 평가돼 있는 지금 시점에서 파는 것이 자금적인 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KT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비통신계열사에 대한 매각을 시발점 삼아 재무건전성 확보 및 통신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계열사 매각을 명예퇴직 실시에 따른 자금 충당을 위한 차원으로 풀이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KT렌탈과 KT캐피탈은 명예퇴직 관련 구조조정 당시, 자금 충당을 위한 매각 계열사로 꼽힌 곳들"이라며 "1조가 넘는 명퇴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5월에 명퇴 관련 비용은 전부 지급됐기 때문에 이번 건과 상관없다"고 일축했다.
KT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명예퇴직 비용을 1조2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당시, KT는 6000억원은 인건비 절감분과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6000억원은 장기 차입금으로 조달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추가 계열사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황 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KT 계열사는 취임 후 살펴보니 좀 많다"며 "경쟁력이 없는 부분은 조정할 작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윤곽이 곧 나올 것"이라고 계열사 구조조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현재 KT는 57개 계열사 중 비통신분야 계열사가 20여곳에 달한다. KT는 18여개 계열사를 제외한 전 계열사에 지분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
추가 매각에 대해 KT 측은 "추가 매각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계열사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BC카드 매각에 대해서는 "모바일카드 부분으로 인한 ICT 시너지가 있기 때문에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