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민선 기자 기자 2014.06.26 10:52:09
[프라임경제] "국내산업 중 하도급 탓에 근로자 권익을 가장 보장받지 못하는 분야가 바로 IT입니다. 정부는 고부가가치를 지닌 IT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최고 8단계까지 걸쳐있는 하도급구조를 근절하지 않으면 향후 대한민국 IT산업의 미래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오철 IT개발자협동조합 경영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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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영인 기자 | ||
뜻을 모은 결과 IT협동조합의 모든 상품과 용역의 사용은 공정거래와 원가주의 원칙에 의해 이뤄진다는 조합의 경영방침으로 개발자 인건비에 포함된 살인적 수수료가 없어졌다.
이는 곧 상품자체에 대한 인건비를 떨어트려 고가 프로젝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원청사의 부담도 동시에 해결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IT산업의 고질적 관행을 타파하는데 주력하며 새로운 IT산업의 미래를 이끌고 있는 조합의 오철 경영이사(사진)를 만나 IT산업의 문제점과 희망을 들어봤다.
◆4~8단계까지 하도급 걸쳐…개발자 착취 수준
처음 발기인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맞닥뜨린 현실은 7~8단계까지 촘촘히 얽혀있는 하도급문제였다. 주요 프로젝트는 대기업이 계약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하청이 이어지는 현상은 IT개발 분야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일.
개발자들은 수차례 인력하도급을 거치면서 단계별 10~20% 달하는 인건비 수수료를 착취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도급 업체 절반 이상이 영세 인력파견업체들이며 근로자는 고용업체의 체불, 해고, 착복 등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6개월 기한의 2억원 프로젝트를 개발자 두 명이 두 달간 꼬박 밤을 새우며 마쳤지만 이들이 가져간 월급은 고작 300만원이었다.
이와 관련 오 경영이사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최고의 일자리로 각광받는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이 한국에서만 3D산업으로 전락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IT산업은 2011년 국내총생산의 27.2%, 70만명이 종사하며 IT 노동급여에 1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경우 8억4500만원의 추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현실은 IT전문가에 대한 처우가 낮고 전문성을 평가받지 못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중간 하도급 없애고 원청사와 직거래해야
협동조합 설립 전, 착취에 가까운 IT업계의 하도급 행태로 인해 수많은 개발자들이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실제 개발자 대부분은 4년제 대학을 졸업은 당연하고 석·박사 학위까지 보유한 인재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들은 개발자라는 이유로 정당한 대우에서 벗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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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4일 국회에서 열린 협동조합 활성화 포럼에는 오철 IT협동조합 경영이사가 참석해 협동조합 결성 과정과 활동과정에서의 애로사항, 제안 등을 논의했다. ⓒ IT협동조합 | ||
이에 따라 장기간 IT업계의 부당함으로 피해를 받았던 개발자들은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많은 개발자들이 우울증, 대인기피증, 수면장애등을 앓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한 개발자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조합은 이러한 중간수수료로 인한 개발자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원청사와 직접계약에 뛰어들고 있다. 이 결과 원청사는 다단계식으로 얽힌 하도급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프로젝트비용을 절감하게 됐고, 개발자 역시 단계별로 떼였던 수수료를 보장받을 수 있어 업무효율성도 높아졌다.
특히 현직에 종사하는 개발자들 스스로가 조합을 통해 '약탈적 하도급 관행'을 철폐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협동조합의 의미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또 심각한 자괴감과 불신에 빠져 사회활동을 중단한 개발자들에게 정당한 대우와 급여를 보장, 자신감을 찾아주고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 역시 조합의 존재 의미를 더하고 있다.
◆IT협동조합 '질적·양적 성장'이 최종 목표
조합이 설립된 지 1년이 넘은 현재, 조합 가입을 원하는 IT인력들의 문의와 참여가 계속 늘고 있으며 원청사의 계약요청도 꾸준한 증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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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 설립된 IT협동조합은 우수한 IT인력을 바탕으로 최근 굵직한 사업을 연속 수주하면서 질적·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4월 국내 대형호텔과 업무협약 체결 장면. ⓒ IT협동조합 | ||
그러나 조합 설립 후 초기에는 원청사와 계약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협동조합'이라는 단체에 대한 의심과 조합을 통해 투입되는 인원의 실력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조합은 이 같은 난관을 오랜 노하우와 경험을 위시한 수행 프로젝트 마무리로 해결했으며 최근 굵직한 사업을 연달아 수주하면서 점차 업계에서 신뢰도를 쌓고 있다. 거품 없는 유통가격 형성이 가능한 조합 구조 역시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데 일조했다.
이런 조합의 경쟁력을 발판삼아 IT협동조합은 향후 2년 내 365명이상의 조합원을 구성, IT산업의 양적·질적 인프라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5년 내 전국 8도 지사 설립, 한국IT중앙회로의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 경영이사는 "향후 조합은 질적·양적 성장과 더불어 IT개발자들의 권익 향상과 삶의 질적 수준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사업을 찾아 발굴할 것"이라며 "사업제공에 머무르지 않고 개발자 스스로가 IT산업을 이끌 수 있도록 창의적 영혼의 울림이 있는 터전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