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창진 팬택 부사장은 24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주최로 열린 '단말기 보조금 상한 정책방안 토론회'를 통해 이색적인 보조금 상한액 적용방식을 제안했는데요. 박 부사장은 현재 방통위가 규정한 27만원 보조금 상한액보다 낮은 수준의 보조금 상한액으로 결정하되, 현재 워크아웃 상태인 팬택의 경영상황을 감안해 상한 규제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다른 제조사·이통사의 경우 27만원 이하의 보조금만 사용할 수 있지만, 팬택은 보조금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뜻인데요. 팬택만을 위한 특혜를 제공해달라고 떼를 쓰는 듯 하지만 팬택의 현재 경영상황을 살펴봤을 때는 '절박함'이 물씬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이날 박 부사장은 "통신요금인가제·대형유통점 격주 휴무제·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 등 많은 산업분야에서 약소업체에 대한 배려는 있었다"며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과 같은 특수 경영상황에 빠진 기업에 대한 제한적 배려 및 지원책이 강구되길 바란다"고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2007년 4월부터 4년8개월간 워크아웃을 거친 팬택은 2년여만인 지난 3월 또 다시 워크아웃을 맞았는데요. 워크아웃 졸업 후 6분기 연속 적자를 맞으며 재무상황이 악화된 한편 글로벌 경쟁이 첨예해지며 팬택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이죠. 앞서 팬택 창업주인 박병엽 부회장은 이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퇴를 결정했고, 무급 휴직 및 해외사업 축소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꾀했지만 늪에 빠진 상황은 여전합니다.
구원투수로 야심차게 선보인 '베가아이언2' 판매량은 밝힐 수 있는 수준이 아닐 정도로,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라고 하네요. '베가아이언2' 출시 발표 당시 이준우 팬택 대표는 "오늘 이후로 팬택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회자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한 바 있었죠.
또, 월 20만대 단말을 판매하면 팬택은 생존 가능성을 보일 수 있으나 영업정지 여파 및 공짜폰 등장 등으로 인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20만대 판매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팬택 제품을 판매할수록 채권이 늘어나기 때문에 잘 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조사 장려금 및 낮아진 출고가의 차익에 대한 채권이 생기기 때문인데, 팬택에게 돈을 못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채권단은 이통사에게도 매출채권의 출자전환을 요구했는데요. 이통사의 이번 결정이 팬택에게는 결정적 한 방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통3사의 매출채권 출자전환이 성사돼야 금융당국이 팬택에 대한 신규 자금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팬택 관계자는 "이통3사 출자전환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것만 잘 성사된다면 일이 잘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팬택에 따르면 이통사 출자전환 등을 통한 팬택의 생존방안을 위해 보조금 상한 방안이 중요합니다. 정부가 단통법 시행 때 팬택에 유리한 정책을 펼쳐준다면, 채권단·이통사들 입장에서는 '팬택이 살아날 길'을 찾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경영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와 관련 팬택 관계자는 "경쟁사 제품과 스펙 등 품질은 대동소이한데, 우리가 제시한 방안을 통해 팬택 제품이 저렴해진다면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보조금 상한에서 팬택만 제외된다면 이통사 출자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는 살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에 제시한 보조금 상한 방식의 경우, 정상적 영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봐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워크아웃 상태이기 때문에 살려달라고 하는 몸부림"이라고 절박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절벽 끝에 놓인 팬택이 살기 위한 수단으로 내놓은 이번 제안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