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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프로선수라면 의사소통도 프로답게

선수·감독, 미디어 관계 '선택 아닌 의무'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기자  2014.06.25 16: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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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러시아, 알제리와 경기를 마친 대한민국의 브라질 월드컵 H조 경기도 이제 벨기에와의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완패해 16강 진출이 매우 힘들어진 상황이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대표팀을 향한 여론은 그리 좋지 않고, 이를 반영하듯 언론들도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대표팀 관련 기사를 보던 중 눈길을 끄는 기사가 하나 있었다. 1, 2차전에서 부진한 모습으로 언론의 비판에 중심에 서있는 선수 중 한 명이 훈련 후 믹스트존(MIXED ZONE)에서의 인터뷰를 사절하고 훈련장을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믹스트 존에서의 인터뷰가 의무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터뷰를 고사한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선수는 평소에도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는 등 언론과의 관계에 있어서 불화가 잦았던 터라 스포츠 마케터의 입장에서 볼 때 안타까운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사실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능숙하게 소화하는 운동선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오히려 미디어를 접하는 것을 꺼려해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가지는 선수들이 더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이처럼 언론대응에 있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의사전달 방식의 미숙함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많다고 본다. 필자가 생각하는 의사전달의 기본적인 원칙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구체적인 사실을 근거로 말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구체적인 사실을 근거로 들며 말하는 것은 의견의 신뢰성을 향상시켜 듣는 이로 하여금 그 의견에 자연스럽게 수긍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말하는 사람도 내용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기 때문에 대중 앞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기가 한결 수월하게 느껴진다. 

둘째,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흔히 우리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생각, 의견이라도 모호한 표현으로 전달이 된다면, 시청자는 이를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말을 어렵고 길게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간결하고 명료하게 하는 것이 좋음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상황과 자리에 맞게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체육인들이 방송, 인터뷰 등에서 잘 챙기지 못하는 부분이 상황에 걸맞은 적절한 말의 선택일 것이다. 평소에 쓰던 비속어 또는 은어는 삼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한편, 말을 가려서 하는 것은 어휘에 국한되지 않는다. 민감한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한다든지 하는 것 또한 자리에 맞게 가려서 해야 할 부분 중에 하나다.  

스포츠 선수 또는 감독들이 본인의 의사를 대중에게 전달할 때, 위와 같은 기본적인 방식만 철저히 숙지하고 지키기만 해도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일을 상당수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선수나 감독들은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교육은 거의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포츠 산업 선진국들은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언론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교육을 하고 있다. 경기 전 프레스 컨퍼런스는 무엇이며,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어떤 식의 말을 해야 하는지를 어린 시절부터 훈련의 일부로 배우는 것이다. 스포츠 자체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이해하고 다루는 법 또한 훈련 받은 선수들이 언론을 대하는 모습은 당연히 성숙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산업은 3차 산업으로 분류된다. 즉, 스포츠산업도 서비스업의 일종이라는 말이다. 고객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빈번한 서비스업에 있어서 고객응대 방식의 적절함은 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소양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스포츠산업에 있어서 미디어는 스포츠 팬이라는 고객들과의 연결통로일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재생산, 유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그 자체로서도 주요한 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미디어라는 고객을 잘 관리하는 선수, 감독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적절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는 것이 선수에게 있어서 현역시절에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의사소통 능력이 모든 일에 기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은퇴 후의 진로선택의 폭을 넓히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일례로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해설자로 데뷔한 이영표의 경우, 정확하고 날카로운 분석으로 인기 해설자로 등극했는데, 철저히 준비한 자신만의 필기노트와 상대팀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한 동영상을 USB에 저장하는 등 그의 조리 있고 논리정연한 말솜씨가 해설자로 안착하는데 한몫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필자는 윤희정 아나운서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프로스포츠 구단에서는 구단차원에서 선수 및 감독들에게 스피치 교육과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그 수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를 구단 차원에서 해야 할 일로 인식하기보다는 프로스포츠 연맹 또는 협회 차원에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스포츠 인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프로스포츠 선수 및 감독들에게 언론과의 인터뷰 등 미디어를 접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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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 입문하기 전부터, 또는 프로에 입문하자마자 미디어를 대하는 방법을 포함한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을 스포츠 인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스포츠산업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고 선수들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데 있어서도 절실한 것이다.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문화레저스포츠마케터 / 저서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붉은악마 그 60년의 역사>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