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동차 연비를 과장한 사실이 드러난 미국 포드자동차가 국내에서도 해당 차량 구매자에게 경제적으로 보상한다고 밝히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13개 모델의 연비 과장 집단소송으로 90만명에게 3억9500만달러(한화 약 4191억원) 상당을 보상하는데 합의했지만, 국내에서 연비 과장에 따른 보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동차 제작사가 연비 과장에 대해 보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 세계 소비자에게 미국 연간 평균주행거리(2만㎞)와 5년간의 기름값 차이를 고려해 동일한 금액으로 보상한다"고 설명했다.
◆'연비 과장' 포드, 국내에 자발적 보상 시행
미국 포드 자동차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피에스타와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등 자사 6개 차종에 대한 연비를 하향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걸맞은 보상 계획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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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포드 자동차는 '연비 과장 논란'인 6개 차종에 대한 보상을 국내시장에서 자발적으로 그대로 적용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사진은 보상 대상 차량인 퓨전하이브리드. Ⓒ 포드코리아 | ||
국내에서 이번 연비 과장 보상에 해당되는 대상 차량은 △퓨전하이브리드(9대) △링컨MKZ하이브리드(21대) 모두 30대로, 이들 차량 구매자는 각각 약 150만원과 270만원을 받게 된다.
보상 규모는 공인연비와 실제연비의 차이만큼을 연간 평균주행거리를 고려해 산정했다. 당초 20.0km/L의 연비로 표기된 퓨전 하이브리드 실 연비는 17.9km/L. 약 10.6%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링컨 MKZ 하이브리드도 19.1km/L에서 16.2km/L까지 하향 수정됐다.
이 같은 포드코리아의 결정이 단순한 연비 과장에 근거한 보상에 그치지 않고, 현재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조사를 받고 있는 국산 제조사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될 모양새다.
무엇보다 이번 보상이 더욱 빛을 발휘하는 이유는 포드가 미국 현지에서도 의무사항이 아닌 연비 과장 보상을 국내 정부가 명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자발적으로 소비자 보상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싼타페·코란도, 결과 대비한 보상 여부에 관심 집중
이번 포드의 자발적 보상 이슈는 26일 정부 관련 부처에 의해 밝혀질 싼타페(현대차)와 코란도스포츠(쌍용차)의 '연비 과장 논란'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 만큼 업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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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싼타페(사진)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의 연비 과장 논란은 오는 26일 정부 관련 부처의 조사결과에 따라 보상 유무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현대자동차 | ||
현재까지 국토부는 이들 차량 연비에 대해 '부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와 올해 총 2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두 차량 모두 실제 복합연비가 신고된 연비보다 오차범위를 5% 초과한 낮은 수준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특히 싼타페의 경우 지난해 실제연비가 신고연비보다 8.3%, 올해 실시한 재조사에서는 6∼7%가량 낮았다.
문제는 산업부가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 비록 도심 연비는 오차 범위를 벗어났지만, 고속도로 연비를 합친 복합연비는 범위 이내로 확인된 것. 산업부는 이 같은 자료를 내세워 조사 결과를 '적합'으로 판단하고 있는 반면, 국토부는 규정에 따라 '부적합' 판정을 주장하고 있다.
두 부처가 이견을 보이자 기획재정부가 중재에 나섰고, 26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현대차와 쌍용차의 연비 재검증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부터 연비 검증 기준을 높이고 국토부만 관리를 맡게 되는 내용의 공동고시안도 함께 발표된다.
한편 이런 가운데 화두로 떠오른 것은 정부가 조사 결과를 연비 과장으로 판단할 경우, 현대차와 쌍용차에게 포드와 같은 적극적인 보상안을 강제 지시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소비자 단체 등은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가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은 채 조사 결과만 발표하는 것은 제작사에 면죄부만 주는 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제작사 측은 정부 발표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과연 연비 재조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지금, 결과에 따라 정부 관련 부처와 제작사들이 어떠한 방안을 제시할지 업계와 소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