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월드컵 시즌이다. 세월호 참사로 다소 위축된 분위기에서 지구촌 축제를 지켜보고 있지만 경기가 거듭되고 이변이 속출하면서 세계는 그야말로 월드컵 열기로 들끓고 있다.
직경 69cm 내외의 공 한 개를 놓고 차고 달리는 축구라는 스포츠는 간단하고 명료한 규칙 덕에 지구촌에서 가장 널리 보급된 스포츠로 꼽힌다. 또한 대단히 집중적이고 폭발력이 있는 특성 덕분에 스포츠의 범주를 벗어나 왕왕 정치적인 소동에 휘말리기도 한다.
11명의 선수가 동시에 움직이는 축구에서 양쪽이 호각세를 보일 경우 가장 필요한 것은 이른바 '키 플레이어'의 존재다. 팽팽한 긴장을 일시에 무너뜨리고 팀이 우위를 가져오도록 하는 키 플레이어는 존재만으로도 이미 상대팀을 압도하고 동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다.
금번 브라질 월드컵 C조 예선에서 일본과 코트디부아르가 맞붙었을 때 슈퍼스타 디디에 드로그바의 존재가 딱 그랬다. 드로그바의 등장으로 팽팽한 균형이 일시에 깨지고 일본은 연속골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주식시장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존재한다. 이른바 주도주라는 것이다. 주도주는 축구의 키 플레이어처럼 모멘텀 국면에서 가장 앞서 나가며 전체 시장을 선도하는 종목을 말한다. 2011년을 예로 들면 화학 및 조선업종이 그랬다.
주도주란 개념은 학문적으로 정립된 것이 아닌 시장편의적 개념으로 다소 자의적이고 억지스럽기는 하지만 시장상황을 설명하고 요약할 때 편리하기 때문에 흔히 사용된다. 실제 투자에 있어서도 주도주는 가장 먼저 큰 폭으로 상승하고 국면이 전환되더라도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기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1950~2050선 사이의 좁은 밴드대에 갇혀 있다.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자들을 지루하게 하고 있다. 20일 연환산 변동성이 46거래일째 10%를 하회하며 사상 최저의 변동성을 사상 최장기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지루한 장세는 우리 증시만의 상황은 아니어서 미국과 독일 역시 마찬가지다. 거시적 측면에서 시장을 견인하고 방향성을 결정할 뚜렷한 악재도 없고 기대 역시 없는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 최근 이라크 사태가 나름의 폭발력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결정적인 변수가 아니다.
이러한 시기에 개인투자자들은 더욱 더 주의를 기울이고 눈과 귀를 열어놓아야 한다. 찰랑찰랑 임계점에 도달한 한 컵의 물이 마침내 한 방울 물로 인해 흘러넘치듯 지루한 긴장을 이어온 시장은 작은 변수로도 방향을 잡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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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양호한 경제지표 같은 작은 움직임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 월드컵 경기의 화끈한 플레이를 지켜보느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도 좋겠지만 틈틈이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역시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다.
김헌률 HMC투자증권 서초지점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