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기자 기자 2014.06.18 17:07:34
[프라임경제] '돈'을 가치와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부지기수의 사람에게 '금융'이란 여전히 어렵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융시장'을 논하자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돈의 융통'이 곧 '금융'이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을 '금융시장', '해당기업'을 '금융기관'으로 셈하면 조금이나마 편해질까. 같은 맥락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회사 등을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프라임경제 기획 [금융여지도] 세 번째. 하나금융그룹의 최근 이슈를 되짚어봤다.
하나금융그룹 성장 배경엔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남다른 기업문화가 고스란히 녹아들었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기도 하다. 그만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합병에 거는 기대는 여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현재 그룹의 핫 이슈는 이들 은행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창출에 있으며, 전략 목표도 '브랜드 신뢰도 제고'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와 달리 안팎의 시선은 흉흉하기만 하다. 외환은행 노조만 하더라도 올해 크게 세 가지 이슈에 직면했다. '민심을 담는다'는 목표를 내걸은 노조는 △2·17 합의서 위반 △카드사 통합으로 인한 자산 강탈 △고객정보유출을 문제로 지적하고 나섰다.
◆안팎의 시선은 무겁기만 한데…노사 대립각 심화
노조에 따르면 2·17 합의서는 외환은행의 그룹 편입 이후 명칭을 유지하고, 독립법인으로 존속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편입 5년 뒤 대등합병 원칙에 의해 합병을 협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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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은행 직원들이 지난 17일 하나금융지주 앞에서 카드분사 및 비전캠프 강요 등 합의위반 행위 중지를 촉구하고 있다. ⓒ 외환은행 노조 | ||
이를 두고 외환은행 노조는 그룹이 지난해 6월부터 통합작업을 실시하면서 동년 12월 금융위원회에 카드 분사 승인을 신청한 당시, 집행부가 변화를 겪는 시기라 별다른 조직적인 모습을 보이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룹의 날치기식 작업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외환은행 노조가 카드 분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조는 "외환카드 분사는 하나SK카드와 합치기 위한 과정이다"며 "하나금융의 통합 작업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점포증설을 억제하고, 신규채용을 중단하며, 정규직 전환 합의 미이행 등 그룹의 합의 위반 사항에 대한 쟁의도 지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노조는 카드 통합에 따른 외환은행 자산의 이동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외환카드의 인적분할로 매년 1000억원 가량 흑자가 지주사로 흘러들어가는 반면, 매년 평균 약 200억원의 적자를 보이고 있는 하나SK카드의 경우, 통합에 따른 자산 건전성 강화 등 호재를 꾀할 수 있다는 것.
노조는 하나SK카드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는 데에 외환카드의 덕을 볼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게다가 외환은행은 카드 사업이 대가없이 넘어가고, 인적분할의 출연금 6400억원을 얹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외환은행에서 카드사업의 분사는 물적 분할이 아닌, 인적 분할로 이뤄지기 때문에 분사와 통합이 동시에 이뤄진다"며 "이는 사실상 외환카드가 하나지주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으로, 이를 통해 2조8000억원에서 약 3조원의 자산이 고스란히 하나지주로 귀속될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는 영업양도나 매도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며 "6월말이나 7월초경 망 분리를 완료하고, 이 시점을 전후로 금융위에서 승인을 받는다는 게 지주사의 계획이다"고 일갈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5월21일 예비승인에 앞서 고객정보유출에 대한 시스템의 물리적 분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망 분리 시스템 구축에는 짧게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은 이렇지만, 그룹은 내달 외환카드 분사에 맞춰 시스템 분리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는 "실사는 물론, IT 시스템에 대해 시뮬레이션도 진행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만 국민카드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도 새나오고 있다.
◆노조 투쟁 강화, 상당한 진통 예고
외환은행 노조는 올해 1월부터 지속된 투쟁의 강도를 6월말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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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하나금융그룹은 회장의 연임 임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이와 관련해 오는 2015년 3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서, 연임을 고려하는 김 회장의 현실적인 '보여주기 식' 할 말이 필요할 것이라는 뒷말도 무성하다. ⓒ 하나은행 | ||
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지주사가 나서서 이득을 본 것이 없다"며 "경영진들은 합의위반이 아니라고 주장을 해야 하지만, 입을 닫고 노조의 문제로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노조는 지난 17일 하나금융지주와 김정태 회장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노조는 고발장에서 "지주사가 외환은행이 보유한 직원 개인정보를 그룹비전 교육을 시행하는 교육위탁업체에 무단 제공했다"며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 불법 유출이다"고 밝혔다.
보통 연수를 신청한 기관에 한해 정보제공 동의서를 받지만, 이번엔 직원이 신청한 연수가 아니라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수차례 위반 사실을 은행에 알렸으나, 시정이 되지 않아 고발하게 됐다"며 "추가적인 피해와 신뢰추락을 막기 위한 조치다"고 말했다.
노조는 과정에서 비전교육 모바일 앱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고, 이 또한 불법 행위라고 비난했다.
지난 4월 회장 연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린 하나금융그룹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거취 문제부터 해결할 일이 산적하다. 당분간 그룹 이하 주요 계열사와 노사 간 상당한 진통이 예상 가능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