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극을 보면 연기자들과 소품 팀, 그리고 메이크업 팀이 공통으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 붙이는 것만으로도 옛 사람 느낌이 나게 하는 수염이다. 덥수룩하게 붙인 수염은 한순간에 조선시대 사람으로 변신을 가능케 한다.
이미지 변신에 있어 수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요즘 남성들을 보면 수염의 이미지 변신에 있어서 순기능보단 역기능이 더 발휘되는 것 같다. 자기에게 어울리는 수염이라기보다 단순히 미디어에 노출된 수염의 이미지만을 따라하고 있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투른 카피(copy)는 비웃음과 조롱까지 이어지기 마련이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수염라인은 엄연히 다르다. 잡지와 영화 속 서양인들의 수염 스타일링을 따라하다가는 마치 어린아이가 어른 흉내를 내는 느낌의 참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인종별, 그리고 얼굴 윤곽별 자신만의 수염 스타일링 법을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과 같은 동양인들에게 가장 최적화된 수염은 '힙스터' 스타일의 수염이라고들 한다. 간단히 말해 콧수염과 턱수염이 분리된 것이 바로 힙스터다.
동양인의 경우 입가 양쪽이나 입술 아래 부분에 수염이 많이 나지 않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콧수염과 턱수염이 연결된 모양을 연출하기가 힘들다. 요즘은 수염을 그리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은 듬성듬성한 곳을 메우는 데 필요한 것이지 없는 라인을 새로 개척하는 용도는 아니다.
힙스터 스타일은 수염이 풍성하지 않아도 연출할 수 있으며, 수염을 스타일링하는 이의 주관적인 표현력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스타일링법이다.
과거 할리우드 배우들이 많이 했던 스타일로써 지어진 이름인 '할리우드 수염' 스타일링도 한국인에게 잘 어울린다.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눈썹라인이 짙은 사람이 어울리는 스타일인데, 콧수염만 기르는 것을 뜻한다.
연예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리우드 수염 스타일링은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있다고 한다. 초보자들이 가장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스타일이기도 해서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수염 스타일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엔 수염을 기르지 않길 원하는 남성이 훨씬 많다. 비즈니스, 그리고 살아온 환경 상 깔끔하게 면도된 남성 이미지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각인이 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최근 일각에서는 덥수룩한 수염이 터프하고 강한 이미지, 그리고 세련된 이미지라기보다는 게으르고 지저분하고 무기력한 이미지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는 영화나 드라마 속 폐인의 이미지를 묘사하는데 있어 수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에 요즘은 수염을 제모하는 사람도 급증세라고 한다. 프리랜서 아나운서인 전현무씨도 방송에서 수염을 제모했던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오전뉴스와 정오 뉴스 사이 그 짧은 시간에도 수염이 자란다는 그의 '농반 진반' 고백에 공감하는 남성들도 많았을 것이다.
수염이 없어도 난감하지만 너무 많아도 고달프다는 것을 그는 잘 보여줬다. 수염 때문에 깔끔하고 말쑥한 이미지를 주기 어려운 그의 고충은 사실 비즈니스를 하는 남성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인 수염. 어떤 이에게는 자존심이고 또한 어떤 이에게는 불필요한 짐일 뿐인 이 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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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이미지컨설턴트 / KT·아시아나항공·미래에셋·애경백화점 등 기업 이미지컨설팅 / 서강대·중앙대·한양대 등 특강 / KBS '세상의 아침' 등 프로그램 강연 / 더브엔터테인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