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세포탈과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전립선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고령의 조 회장은 수척해진 모습에 지팡이를 짚고 법원에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김종호) 심리로 열린 조 회장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조 회장 측 변호인은 "조세포탈은 1970~80년대 수출 드라이브 정책 하에 발생한 종합 상사의 부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인정하지만 그룹과 경제상황을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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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조석래 효성 회장에 대한 첫 공판이 시작됐다. 이날 조 회장은 수척해진 모습으로 지팡이를 짚고 법원에 출석했다. ⓒ 프라임경제 | ||
이어 "과거 대기업 총수들의 재판과 달리 회사 재산을 이용해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득한 바 없다"며 "효성그룹의 주주와 금융기관, 국민경제에는 어떠한 피해도 없었고, 공소사실 범죄 대부분은 이미 6~7년 전에 마무리됐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부실을 감추기 위한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는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라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것으로, 그룹의 생존과 임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부채를 안고 간 것"이라며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2400억여원에 달하는 세금을 모두 납부한 상태라는 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조 회장 측 변호인은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조 회장이 2010년 담낭암 말기 진단을 받은 뒤 간 절제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다"며 "치료가 끝난 후 3년이 지난 올해 초 다시 전립선암 진단을 받아 4월부터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재판부는 "조 회장의 건강상태 등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조 회장의 안색만 살필 수는 없다"며 "이상이 있으면 변호인에게 말하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판에 임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혐의에 대해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재판부는 조 회장 등에 대한 기록이 방대하고 거래관계에 있어 서류로 내용을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서증조사를 심도있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후 2시부터 최소 5회 기일 동안 서증조사를 진행한 뒤 증인심문을 시작할 방침이며, 조 회장 등에 대한 사건은 주 1회 집중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2월 900억원대 횡령·배임과 1500억원대 세금 탈루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조 회장과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 이상운 부회장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조 회장은 과거 정부 정책으로 누적된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 뿐 조세포탈의 고의성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며, 이날 공판에는 조 회장과 조 회장의 조 사장 등 피고인들이 모두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