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라크의 내전 가능성이 불거지며 글로벌증시는 물론 코스피지수도 지난주 1990선까지 뒷걸음질했다. 특히 시장을 든든히 받쳤던 외국인투자자가 대규모 선물매도에 나선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연이어 내놓았다. 오는 18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기점 삼아 분위기가 반전되면 이라크 사태를 비롯한 일련의 이슈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내전 우려, 금융시장 파괴력 '제한적'
지난 13일 외국인투자자는 선물시장 1조6000억원, 현물시장에도 25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수급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 국내투자자들의 매매 심리도 얼어붙었다. 당장의 관심사는 이라크 내전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여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급격한 상승 추세로 돌아갈 가능성은 높지 않은 한편 오히려 달러강세 기조를 부추길수록 환율시장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 사태가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만약 지수가 조정을 받는다면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2년 이후 미국 셰일가스 개발 붐을 타고 미국 에너지 수입액이 급감하면서 중동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원화강세로 수출기업의 채산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달러강세 현상이 굳어진다면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관련주로 지목되며 급락했던 건설주와 관련해서도 실질적인 피해는 적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기업의 이라크 수주 프로젝트 규모는 20여개 종합건설사의 계약액 기준 200억달러(약 20조4000억원) 정도다.
이와 관련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라크가 한국 주요 해외건설시장 중 하나지만 반군세력이 장악한 지역은 북부로 국내기업이 있는 남부지역까지 내전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며 "수주 프로젝트가 대부분 초기 단계(진행률 약 14.1%)로 공사대금 미회수나 인력 및 장비대피 같은 치명적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의 항공모함 배치와 이란의 지원 등을 감안하면 반군이 바그다드까지 추가 남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만약 본격적으로 내전이 확산되더라도 대부분 선수금을 받았거나 공사 초기 단계인 만큼 비용 정산에 따른 손실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수주잔고 감소와 성장성 저하, 이라크 수주활동 위축은 피하기 어려워 앞으로의 상황을 잘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형주, 코스닥 약세 길어질 가능성도…
지난주 국내증시의 부진은 대외 악재보다는 환율과 삼성그룹주 부진 등 내부 원인이 크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그룹주 시가총액은 14조4000억원가량 줄었지만 업종별로는 21개 업종의 시가총액이 늘었다"며 "주중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국내증시 역시 1980선 지지력 테스트 후에 주 후반 2000선을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코스피 대형주 대비 중형주와 코스닥종목의 상대적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이후 실적전망이 여전히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다 정부의 정책 기대감도 크지 않은 탓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상승 반전하면서 2000선을 웃돈 것에 비해 코스피 중형주는 3월 중순, 코스닥은 4월 중순 이후 하향세로 돌아섰고 강한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대형주 매수가 중형주와 코스닥 매도를 이끌었다"며 "특히 실적과 밸류에이션(적정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시즌 이후 실망매물이 확대된 것도 부진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급락세가 진정되겠지만 2분기 실적전망이 여전히 하향조정 중이고 세월호 참사 이후 인적쇄신의 한계를 겪는 정부의 정책 추진력도 약해져 중기적으로 중소형, 코스닥 전망은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3일 미국 뉴욕증시(이하 현지시간)는 기술주의 선전 속에 반등한 반면 유럽 주요증시는 이라크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일대비 0.2% 오른 1만6775.74였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0.3% 뛴 4310.65였으며 S&P500지수도 0.3% 오른 1936.16으로 올라섰다. 기술주의 선전 배경에는 인텔의 매출 전망 상향조정 소식이 있었다. 예상보다 강력한 PC 수요 덕분이었다.
이에 반해 유럽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가 0.1% 밀렸고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30지수도 각각 0.2%, 0.3%씩 내렸다. 다만 유로존의 4월 무역 흑자 규모가 예상을 웃돌면서 낙폭은 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