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철도공사(영문 코레일) 전남본부가 순천역 내부에 '스낵점'을 입찰에 부쳐 낙찰자를 정했으면서도 한 달 뒤 같은 장소에 대기업 빵집을 입점시키려다 불발에 그쳐 망신을 사고 있다.
13일 전남철도공사에 따르면 자회사 코레일유통은 지난 3월18일 순천역 맞이방(대합실) 한 켠에 16.8㎡ 규모의 공간을 추가 확보해 기존 편의점 외에 '스낵전문점' 용도로 입찰에 부쳐 A씨(45·여)를 낙찰자로 선정했다.
그런데 한 달 후인 4월 코레일 전남본부 측에서 순천역의 수익성 제고를 명분으로 맞이방 내 동일한 장소에 조달청 온비드 입찰을 부쳐 모 대기업빵집을 입점시켰다. 같은 장소(지번)에 2곳의 점포를 철도공사와 자회사인 코레일유통이 동시에 수익사업을 벌인 셈.
이에 스넥점 점주가 항의하자, 철도공사 측은 스넥점 자리를 대기업빵집에 양보하고 스넥점은 건너편으로 옮겨 개업할 것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목 좋은 곳을 빵집에 양보하고 기존 낙찰자인 스넥점은 비켜줄 것을 요구한 것에 데해 스넥점 입점주는 분개를 삭이지 못했다.
스넥점 낙찰자 A씨는 "유명 대기업빵집이 순천역 내에 특정자리를 탐낸 것인데, 철도공사가 소상공인을 골탕먹인 것"이라며 "게다가 순천역 안에는 커피점과 호두과자점이 영업하고 있는데, 철도공사에서 빵집을 입점시켜 커피까지 팔게 되면 기존 입점주들은 매출손실을 입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변 상인들은 일련의 일처리 과정이 특정한 프랜차이즈 빵집브랜드와 코레일전남본부 측과의 모종의 사전교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사업이라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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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선 순천역 내부에 좌석이 걷히고 빵집과 스넥점이 입점될 예정이다. = 박대성 기자 |
순천역사는 휴가철이나 명절 때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원임에도, 기존의 좌석을 걷어낸 후 네모칸막이를 설치해 점포를 입점시키는 것은 수익성만을 염두에 둔 철도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역사 내 점포개발 등은 그동안 자회사 코레일유통이 전담했는데, 전남본부 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체 수익성 제고사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눈총도 받고 있다.
문제가 커지자 철도공사 전남본부 측은 '없었던 일'로 돌리면서 스넥점을 원위치에 입점시키고 별도공간에 빵집을 입점시키기로 하는 등 원상회복했지만 철도행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전남본부 관계자는 "점포임대 과정에 대해 충분히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데, 실수가 있었고 스넥점을 옮기려다 원래 자리로 환원하는 것으로 다 정리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순천역에는 기존 편의점과 커피점, 호두과자점 외에 추가로 지역농산물판매장과 스넥점, 프랜차이즈빵집까지 모두 6곳이 자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