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4.06.12 12:38:20
[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에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파악해보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코오롱그룹 2탄 계열사 지분구조에 대해 살펴본다.
코오롱그룹은 1954년 이원만 창업주가 '개명상사'를 모태로 성장한 대기업 집단이다. 창업주가 1951년 일본에서 나일론 원사를 수출하는 '삼경물산'을 차려 큰돈을 번 뒤 한국에 세운 나일론 무역업체가 '개명상사'다. 이후 1957년에는 대구에 '한국나일롱'을 설립해 직접 나일론을 생산했고, 1960년 코오롱건설의 전신인 협화실업을 세워 사업 영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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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 3세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웅렬 회장. ⓒ 코오롱 |
◆화섬업 중심으로 건설, 서비스, 유통 분야 진출
코오롱그룹은 5월12일 기준 38개의 국내계열사와 23개의 해외법인을 가지고 있다. 지주사인 (주)코오롱을 축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으며 이 회장은 코오롱 지분 44.06%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52.53%로 과반이 넘는다.
코오롱그룹은 현재 건설, 금융, 서비스, 유통, 제조 분야에 진출해 있고, 각 분야에 따라 △코오롱인더스트리(29.87%) △코오롱생명과학(21.56%) △코오롱제약(48.07%) △코오롱글로벌(62.81%) △코오롱원터앤에너지(58.39%) △코오롱베니트(51.00%) 등의 계열사가 각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주)코오롱-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패션머리티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중요한 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의 본업인 화섬업을 담당하고 있고,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코오롱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아웃도어 및 패션사업이 위치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코오롱은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지분 66.67%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의 건설부문 계열사로 토목공사, 건축공사, 플랜트, 환경 등 일반 건설업과 주택건설사업, 해외건설사업 등을 주 영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덕평랜드, 크리오텍, 코오롱씨앤씨의 지분을 100.00% 보유하고 있고, 코리아이플랫폼과 지밸리비즈플라자 지분을 각각 52.53%, 81.00% 가지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의 장남 규호씨가 코오롱글로벌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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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은 본업인 화섬업을 중심으로 패션, 건설, 서비스, 유통, 제조 분야 등에 진출해 있다. ⓒ 코오롱 |
하수처리업에 종사하고 있는 코오롱워터엔에너지는 코오롱이 지난 2007년 인수한 회사다. 최근 2~3년간 계열사를 정비하며 폐수처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그린순창, 그린경산, 앤솔루션 지분 100.00%를 보유하고 있고, 그린화순(40.00%), 달성맑은물길(70.00%), 경산맑은물길(55.00%),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51.00%)도 함께 거느리고 있다.
앤솔루션의 경우 지난 2012년 이앤아이시스템과 중앙종합기계를 합병한 회사고, 달성맑은물길은 코오롱워터엔에너지가 지분 70%, 화성산업이 30%를 출자해 만든 회사다.
이 밖에도 코오롱은 △코오롱제약(48.07%) △코오롱생명과학(21.56%) △네오뷰코오롱(98.79%) △마우나오션개발(50.00%), 코오롱베티트(51.00%) △코오롱환경서비스(45.40%) 등 의료, 시스템, 전자부품 제조, 스포츠 및 오락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계열사 이동 처분 '눈에 띄네'
코오롱의 경우 지난해 계열사의 이동과 처분치 몇 곳 눈에 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과 코오롱글로텍이 그것. 코오롱인터스트리는 지난해 코오롱패션머리티얼 지분을 100.00%에서 66.67%로 낮췄다.
코오롱글로텍은 코오롱패션머리티얼 지분이 75.23%에서 77.76%로 늘어났고, 지난해 그린나래(100.00%)와 셀빅개발(87.98%)을 거느렸는데 지난해 코오롱웰케어(100.00%)가 새로 편입됐다.
건강식품 도매업과 부동산 임대업에 종사하고 있는 코오롱웰케어는 2004년부터 코오롱제약 자회사로 있었으나, 지난해 11월 코오롱글로텍이 20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취득했다.
코오롱의 주요 계열사 실적을 살펴보면 먼저 코오롱인터스트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산업자재·필름·전자재료 등의 회복세를 업고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8% 증가한 규모다.
이와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4월3일 미국 듀폰과의 아라미드 관련 소송에서 기존의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재심리하는 항소판결을 얻어냈다. 이로 인한 소송충당금이 1분기부터 미반영된 결과, 세전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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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된 기분구조가 눈에 띈다. 이웅열 회장은 코오롱 지분 44.06%를,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52.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
반면, 코오롱생명과학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줄어든 335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3% 가량 감소했다.
그런가 하면 코오롱그룹은 최근 10년간 자산을 2배 규모로 늘렸지만 재계 순위는 3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는 부진을 보였다. 계열사 숫자와 자산이 늘었지만 다른 그룹에 비해 성장은 뒤쳐졌다는 평가다.
올해 초 기업 경업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그룹 공정자산 순위를 조사했고, 그 결과 코오롱그룹의 지난해 말 공정자산은 9조6200억원으로 재계 31위를 기록했다.
자산은 10년전 4조6050억원보다 109% 증가했으나 순위는 23위에서 31위로 8계단 떨어진 것으로 조사된 것. 이와 관련 코오롱 그룹은 재계 순위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이 회장이 지분을 출자한 계열사는 △코오롱제약(29.11%) △코오롱생명과학(15.32%) △마우나오션개발(50.00%) △코오롱베니트(29.00%) △코오롱환경서비스(30.30%) △스위트밀(19.97%) △코오롱에너지(18.18%) △코오롱워터텍(95.84%) △코오롱인베스트먼트(12.50%) △더블유파트너스(100.00%) 등이다.
이 중 마우나오션개발은 지난 2월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로 도마에 오르내렸고, 코오롱워터텍은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수질 개선사업 중 '총인 처리사업'을 주로 담당, 지난해 사업관련 로비 의혹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