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상적인 남성상은 시대마다 변해왔다. 가슴털이 무성하고 배가 볼록하게 나왔던 '돌쇠' 스타일이 인기 있던 시절이 있었고, 울퉁불퉁 근육질에 마초 성향을 가진 남성이 환영 받는 시절도 있었다.
지금처럼 깡마른 몸매로 여성들의 모성을 자극하는 남성들이 환영받는 시대도 있다. 물론, 이 외에도 각자가 원하는 남성상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요즘 간절히 원하는 남성상이 하나 있다.
그 남성상이 사회 전반에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 바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의리형 터프가이'다.
터프가이라 하면, 한여름에도 벗지 않는 두꺼운 가죽점퍼와 덥수룩한 수염, 그리고 검은 선글라스로 대변되는 '정력 과잉'의 이미지가 크다. 요즘의 여성들은 촌스럽다 여기고 또한 비웃을 수도 있을 이미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터프가이의 외형이 아닌 내면의 모습이다.
대한민국에서 현재 터프가이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이 몇 있다. 그 중에서도 연기자 김보성씨를 언급하고 싶다. 오랜 연기 경력 대부분을 마초적 배역을 맡으며 이어온 그는 실생활에서도 '의리'를 외치며 시청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김보성씨가 '의리'를 외치는 것을 콘셉트라 여기며 개그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김보성씨의 그런 '의리'가 콘셉트가 아닌 진심이라고 느껴진다. 예전 '몰래카메라' 형식의 방송프로그램에서 여성을 희롱하는 불량배들에게 용감하게 맞섰던 그를 기억하고 있다.
주변 동료연예인들 사이에서도 다른 무엇보다 의리를 먼저 챙기는 진짜 사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영화 흥행 실패와 주식 실패로 어려워진 주머니 사정에도 진도 여객선 희생자 가족들에게 1000만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인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그의 이러한 면면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우리 사회를 한숨짓게 했던 일련의 사건들이 떠오른다. 노인들에게 욕설과 함께 위협을 가하던 '지하철 막말남', 학생이 선생님에게 대들고 손찌검까지 했던 사건, 그리고 담배 피는 자신을 훈계했다고 사람을 죽였던 고교생 사건 등 이 일련의 사건들에 "의리형 터프가이였던 김보성씨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이 시대는 남성성이 외면받는 시대가 된 것이 맞다.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로맨틱 남성이 더욱 부각되고, 많은 남성들도 그러한 남성이 되려고 노력한다. 다만, 남성 본연의 씩씩함과 용감함마저 점차 상실하게 만드는 사회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본능은 사용하지 않으면 죽기 마련이다. 남자다움을 욕하고 조롱하는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라면 점차 여리고 여린 남성들만 남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불의를 보면 고개를 숙이고 누구 하나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해 나서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입만 터프한 사람들, 손가락만 터프한 사람들이 익명의 보호막 뒤에 숨어 용감한 척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 그것을 실행에 옮길 참된 용기를 지닌 남성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애석하다.
요즘 '마블 히어로'들이 인기가 높다. 캡틴 아메리카나 토르, 아이언 맨 등의 존재 이유는 역시나 사람들의 안전과 안녕을 위해서일 것이다. 현실 속에서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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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이미지컨설턴트 / KT·아시아나항공·미래에셋·애경백화점 등 기업 이미지컨설팅 / 서강대·중앙대·한양대 등 특강 / KBS '세상의 아침' 등 프로그램 강연 / 더브엔터테인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