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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업종 흔들기' 중기·대기업 신경전 치열

대기업, 경쟁력 약화 주장에 中企 '사실 왜곡' 반발… 협의기회도 박탈?

하영인 기자 기자  2014.06.11 1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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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 일환으로 도입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대기업은 산업경쟁력 하락 등 제도의 부작용을 내세워 '폐지론'을 주장하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이익만 챙기려 한다며 반기를 들어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는 11일 올해 적합업종 기간이 만료되는 82개 품목을 대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재합의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논의 하루 전인 10일 중소기업 보호 취지에 부적합한 적합업종 품목은 재지정에서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전경련은 중소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된 품목, 무역수지 등 수출경쟁력이 약화된 품목의 재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시장이 축소된 품목과 2011년 적합업종 신청 때 중소기업 대표 자격에 문제가 있던 품목도 저지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전경련 산하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최근 3년간 적합업종의 실효성 분석 결과를 보면 여러 지표에서도 경쟁력 약화 현상이 발생했다"며 제도의 점진적 폐지론을 거론했다.
 
이날 이 선임연구위원은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 광업·제조업 조사 자료를 통해 적합업종 지정효과를 조사한 결과 적합업종 품목 64.2%가 노동생산성이 감소했다며 경쟁력 저하가 실제 통계로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58%에 이르는 적합업종 품목의 사업체 당 생산액도 하락했으며 수출액과 실질생산액 역시 각각 65.4%, 61.7% 품목에서 내림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계는 대기업 주장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동반위가 적합업종을 재지정하기에 앞서 중소기업계 의견을 동반위에 전달한 상태다.
 
중기중앙회는 "작년 말부터 적합업종 제도를 흔들기 위해 대기업계가 주장한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상황"이라며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사전에 적합업종 제외품목을 선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계 협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면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가이드라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논의 시 참고사항으로만 활용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중기중앙회는 가이드라인 초안 중 전문 중견기업에 적합업종 규제 완화방안에 대한 견해도 전했다. 매출액 7조원 이상인 기업까지도 중견기업에 포함된 만큼 해당 품목의 생산 시점·생산설비 보유 여부 등 전문 중견기업을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소상공인연합회도 "대기업이 적합업종 제도의 공보다 잘못만 들춰내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며 "동반위 가이드라인 확정 등의 과정에서 불공정한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저지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무엇보다 "자금력이나 조직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인에게 단체의 대표성을 입증하라는 것은 결국 소상공인을 말살시키려는 의도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한편, 동반위는 2011년부터 순대, 고추장, 김치, 세탁비누, LED 등 100개 품목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했으며, 이 가운데 82개 품목 재지정과 함께 신규지정 품목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