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 행진을 벌였던 외국인 '큰손'의 정체는 '중동계 오일머니'로 확인됐다. 지난해 순매수 금액이 630억원에 불과했던 아랍이미리트(UAE)가 지난달까지 1조174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20배 이상 많은 자금을 풀었으며 사우디 역시 지난해 670억원이었던 순매수 금액을 올해 1조170억원으로 15배 넘게 키웠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1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채권시장에서 역시 8000억원의 순투자를 기록해 총 2조3000억원의 외국계 자금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2개월 연속, 채권시장에서는 3개월 연속 순투자가 지속됐지만 금액은 전월대비 감소했다.
올해 5월 말 기준 외국인 보유 상장주식은 전체 시가총액의 32.5%에 해당하는 437조1000억원이었으며 상장채권은 전체의 6.8%인 9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환율하락 영향으로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삼성그룹주의 강세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겹치면서 순매수로 돌아섰다. 국가별로는 UAE가 1조2000억원, 사우디가 5000억원을 순매수해 중동계 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 3월 2200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했던 일본계 자금은 4월 500억원대 순매수로 돌아선 이후 지난달 총 4471억원 상당을 사들여 기록해 중동계에 이어 국내주식을 가장 많이 담은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유럽계 자금의 이탈은 두드러졌다. 3월 1조3000억원 넘는 돈을 빼갔던 영국이 지난달에도 1조2930억원을, 케이만제도와 프랑스도 각각 4700억원, 188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런 상황에도 주식보유 현황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지난 5월 말 현재 국내증시에서 미국계 자금이 보유한 주식은 시가 172조4970억원 규모로 전체 외국인 비중의 39.5%를 차지했다.
이밖에 영국(36조2330억원·8.3%)이 뒤를 이었으며 △룩셈부르크(26조320억원·6.0%) △싱가포르(23조5700억원·5.4%) △사우디(16조6780억원·3.8%) △아일랜드(16조180억원·3.7%) △네덜란드(14조7790억원·3.4%) △노르웨이(13조380억원 3.0%) 순이었다.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순투자도 석 달째 이어졌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에도 미국 국채금리가 2% 중반까지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외국인투자자의 순투자는 8065억원으로 전월대비 5347억원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가 5000억원을 순매수했으며 태국과 대만도 각각 3000억원 상당의 채권을 사들였다. 반면 영국과 홍콩은 각각 50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한편 국내 채권시장 역시 미국계 자금의 보유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달 말 현재 미국은 19조1000억원 상당을 보유해 전체 외국인 보유량의 19.7%에 달했다. 룩셈부르크와 중국도 각각 13조원 이상의 국채(특수채 및 회사채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