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IG손해보험(이하 LIG손보) 인수전이 롯데그룹과 동양생명(보고펀드) 2파전으로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금융그룹과 롯데그룹, 동양생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KB금융이 잇단 금융사고에 따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LIG손보 인수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LIG손보 인수에 올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후문이 들리며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 매각되는 LIG손보의 지분은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19.83%로 본입찰에는 △롯데그룹 △KB금융그룹 △동양생명 △푸싱그룹 △MG손보-자베즈파트너스가 뛰어들었다.
◆'중징계' 사전통보받은 KB금융, M&A 또 물 건너가나
KB금융은 이번 LIG손보 인수를 위해 경쟁자들보다 많은 60여명의 인력을 실사작업에 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잇단 금융사고와 내분 사태에 발목을 잡혔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국민은행의 금융사고 등을 이유로 임영록 KB금융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제재 수위는 이후 당사자 소명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현행 보험업법상 최근 3년간 경징계에 해당하는 '기관 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은 보험사는 동일업종 인수·합병에 참여할 수 없다. KB금융은 보험업법에 적용받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금융당국 징계에 따라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은 금융지주회사법 특례에 따라 해당 조항이 적용되지 않지만 인수 후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승인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재심의위원회서 문책경고 이상이 확정되면 관행상 이들의 중도사임도 예상 가능한 상황이라 수장을 잃은 KB금융이 인수합병(M&A)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에 적극 나섰던 KB금융은 LIG손보 인수전에서 실패하면 3연속 M&A를 실패라는 기록을 안게 된다.
◆가격·노조 변수…새 주인은 누구?
KB금융이 금융당국 징계로 인수전에서 3제외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며 나머지 유력후보들의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롯데그룹, 동양생명 등 인수후보자들은 매각가격과 조건을 비슷하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그룹과 골드만삭스는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이번 주 프로그레시브 협상(경매 호가식 재협상)을 진행,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달 말까지 LIG손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매각 대상 지분 인수 가격을 6000억원 이상으로 제안했다.
이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LIG손보를 어떤 수를 써서든 인수하라"는 지시를 그룹 기획실에 전달하는 등 인수 추진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롯데손보가 LIG손보 인수 후 합병하게 될 경우 롯데손보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3.2%에서 16.8%까지 확대되며 손보업계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
동양생명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함께 운영하며 보장성 보험 강화 측면에서 LIG손보 인수가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또한 지난해 말 인수의향을 드러내며 "합병보다는 인수 후 자회사 형태로 경영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LIG손보 노조가 롯데그룹과 동양생명의 인수를 강하게 반대하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LIG손보 노조는 롯데그룹이 2008년 현재 롯데손해보험인 대한화재 인수 후 보여준 경영능력이 기대 이하라고 지적하며 동영생명의 경우 사모펀드인 점을 이유로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