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1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킨 후 한 달이 지났다. 수장이 자리를 비운 상태라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로 원만히 그룹이 운영되고 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상당 부분을 의지한다는 의혹이 한국식 재벌문화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온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아울러 삼성은 수장 부재 중인 상황에서도 그룹의 미래를 위한 작업에 하나씩 단추를 꿰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추진과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계열사 간 지분정리가 시선을 모았다.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은 언젠가 상속을 위해 처리돼야 할 해묵은 과제였고 또 그 방법을 놓고 오랜 검토작업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막상 이 회장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 전광석화처럼 작업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이들이 많다.
더욱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의 대화도 진행되고 있다. 삼성이 내부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과, 그간의 발전 과정에서 생긴 그림자를 해결하고 책임을 다하는 문제를 놓고 동시에 검토에 나선 것은 한국 대표기업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재계 내외에서 이 회장의 입원을 계기로 삼성의 '시스템 경영'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오는 25∼27일 잡혔던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도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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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우리나라 대기업들을 보면 어떤 이유에서건 수장 부재는 곧 곤욕이요 위기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삼성이 위기를 넘기는 모습을 보면서 기업들이 각자의 문화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