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용업체는 아웃소싱업체 선정 때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입찰이다. 입찰을 통해 아웃소싱업체의 회사정보를 비롯한 기존 거래처를 확인하고, 라이벌 업체와의 가격까지 비교할 수 있기 때문. 입찰에 이은 또 다른 업체 선정방법은 수의계약으로 이를 통해 사용업체와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맺은 아웃소싱업체나 사용업체에 좋은 조건의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를 선정한다.
이처럼 입찰이나 수의계약은 업체 선정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 외에도 전문성이나 기타 여러 기준에 따른 선정방법이 있다. 다만 사용업체들이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은 역시나 가격 부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를 비롯해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모든 업무를 자체 직원으로 해결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로 아웃소싱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업무를 처리한다. 예컨대 제조업에 속한 자동차 조립만 해도 그렇다. 차를 한 대 생산하기까지 전 공정을 한 공장에서 처리할 수도 있지만, 효율성을 위해 일부 부품은 전문업체에 위탁 생산한다.
제조업뿐만이 아니다. 인력파견도 마찬가지로 청소·경비·운전 등 시설관리를 비롯한 캐터링, 콜센터에서도 전문 파견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업무를 진행한다. 이처럼 사용업체에서는 각 전문 아웃소싱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비용절감과 전문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하지만 일부 기업의 그릇된 가격 경쟁이 업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무수주·실적쌓기, 가격으로 승부
지난해 12월 A공공기관에서는 청소용역 아웃소싱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입찰결과, 입찰에 응한 148개 기업 중 1순위 우선협상기업은 24곳으로 투찰금액이 마지막 1원단위까지 같아 문제가 됐다. 당시 업체들 간 담합을 의심할 수도 있었지만 A공공기관이 의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뒷얘기가 나왔다.
다만 업체들이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포기하면서까지 실적을 쌓기 위해 입찰에 지원한 것은 부인하기 힘든 문제다.
이와 관련 A공공기관 관계자는 "사실 업무를 수행할 아웃소싱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아웃소싱업체의 전문성을 보는 것이 정석이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의 제안서가 비슷해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가격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에 아웃소싱업체에서도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실 우리도 일반관리비와 이윤까지 포기하면서 가격을 낮추긴 싫지만 어쩔 수 없다"며 "전문성이나 인맥이 부족하면 가격으로 밖에 승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특정분야 장점 내세운 전문성으로 승부해야
이런 가운데 전문성을 키워 사용업체와 계약을 이어가는 아웃소싱업체들도 있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기 보다는 한 분야에 집중해 사용업체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것. 대표적인 기업으로 씨엔티테크(대표 전화성)를 꼽을 수 있다. 이 업체는 국내 최초 외식 배달 대표번호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으로, 원격지 주문 전송기술을 최초로 자체 개발해 대표번호와 온라인 주문에 접목시켰다.
또 일반적으로 시스템에 대한 SI(System Integration) 개발비용과 콜센터 운영비 및 인건비 청구 방식은 IT 융합 토털서비스를 활용한 선투자 방식으로 제공하고, 이후 주문 건당 수수료로 청구하는 사업모델을 제시해 효율과 비용면에서 타 기업과 차별을 뒀다.
한국고용정보(대표 손영득)와 메타넷엠씨씨(대표 신인수)는 금융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있다. 한국고용정보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최첨단 금융마케팅 컨택센터 구축·운영으로 비용부담을 줄였다. 메타넷엠씨씨도 금융 콜센터 분야의 독보적 기업으로 2005년부터 금융 컨택센터 분야에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 밖에도 토털아웃소싱 전문기업인 제니엘(대표 박인주)은 의료사업 분야에서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간병인 파견을 위해 사내 교육장에 병원과 똑같은 환경을 조성해 간병인 파견 교육을 실시하는 등 특화된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사용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입찰에서 가격으로 경쟁을 하지만 제안서에서 전문성이 뛰어난 업체는 가격보다 우대받는다"며 "회사 내 가격절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고객서비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업체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웃소싱업계는 전문성을 키우려고 해도 잦은 입찰 탓에 힘들다는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 사용업체에서는 평균 2년에 한 번 정도 입찰을 실시한다. 빠른 경우는 1년마다 한 번씩 치르는 곳도 있다.
이처럼 입찰 진행 때마다 아웃소싱업체는 기존 거래처를 잃지 않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하고, 신규 업체는 실적을 쌓기 위해 가격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단 따고 보자는 식'의 경쟁이 벌어지고, 막상 수주 후에는 부족한 부분을 직원 퇴직충당금이나 법인세 등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어 업체가 폐업하는 경우도 있다.
◆장기계약으로 신생업체 보호… 인맥 따라잡기 버려야
업계 일각에서는 다른 상황도 거론한다. 신생 아웃소싱업체의 경우다. 이들이 규모가 큰 업체와 가격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사실상 힘든 일이며 전문성에서도 당연히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신생업체는 인맥을 찾아 나선다. 이들은 사용업체 출신의 임·직원을 영입해 실적을 쌓거나 다른 라인을 통해 사용업체의 실무 담당자에 연줄을 넣기도 한다.
신생업체 아웃소싱업체 관계자는 "사용업체에서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면 우리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가격과 전문성을 평가한다면 따라갈 수가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용업체 임·직원을 통해 한 번이라도 실적을 쌓게 되면 추후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인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사용업체에서 함께 상생할 아웃소싱업체를 선정하기란 쉽지 않다. 가격으로 평가를 할 경우 업계가 발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떨어지게 되고, 전문성으로 선정하자니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또한 인맥의 경우는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리스크로 인해 선정이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업계 전문가들은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사용업체에서는 가격경쟁과 잦은 입찰보다는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계약기간을 장기로 하고, 전문성을 우선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웃소싱업체는 사용업체가 계약기간을 늘릴 경우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