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근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돕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드디어 일선으로 나올 점망이다. 이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7일 알려지면서, 청와대와 여당 내부에서 6월 지방선거 결과 분석과 다가오는 7월 재보궐선거에 대한 전략 짜기를 사실상 끝내고 대응을 시작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이 수석은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대선 캠프의 공보단장을 맡아 대야 공세의 선두에 서는 등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한 인물.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박 대통령을 보좌해 왔다. 개각과 더불어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유력한 상황에서 수석비서관 가운데 처음으로 거취 문제에 대한 뉴스가 나온 셈이다. 그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인적개편의 폭은 상당히 커질 전망이고 재보선 준비 등 여러 문제에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행자부 보내기엔 비중 크고 시기 민감
이 수석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개각에서 정부조직법과 함께 바뀌는 행정자치부(현재의 안전행정부)나 문화체육관광부 입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행자부의 경우, 새 안전관리기구 준비 등으로 위상이 과거보다 현저히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있다. 안전관리기능을 위해 도입이 거론되는 사회문화 부총리를 겸한다면 모를까, 순수히 장관직에만 임명하는 안(특히 행자부 이동설)은 그의 비중상 의문이 제기된다.
가장 시선을 모으는 가능성은 그래서 7월 재보선 출마 여부다. 과거부터 선거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에 정권 주요 인사들을 내각이나 청와대 보직에서 '차출'에 투입하는 방식이 정가에서는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돼 왔다.
특히 이번 6월 지방선거는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불타오른 상황은 아니었지만, 서울에서 야당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는 등 여당으로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7월 재보선이 '미니 총선급'의 크기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이어서 일합을 겨루면서 정국 장악력을 높일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김기춘 안티 정서' 속 '朴의 문재인' 될지 주목
이번에 금배지를 순조롭게 딸 수 있을지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이 수석의 경우 과거 소속 정당의 지지도가 높지 않은 호남에서 출마하는 등 궂은 일도 가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재보선 출마로 이 이미지가 더 강해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더욱이 성적에 따라서는(국회 입성 성공시) 정치적 비중 역시 더 공고해질 것으로 점칠 수 있는 이유다. 현재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김기춘 비토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권을 떠받칠 주요 인사군이 어떻게 마련, 준비될지가 숙제로 남아있다. 이번에 기여도를 확실히 높여놓으면 집권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이 같은 역할을 자연스럽게 그가 감당하는 쪽으로 정리될 수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내내 청와대에서 여러 일을 하던 문재인 의원이 감당했던 역할을 그가 박근혜정부 후반기에 감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문 의원이 노무현정부 시절에는 재보선 차출론 등에 소극적으로 대응, '정치판에 직접 발 담그기'를 하지 않으려 했던 점과 대조해 보면, 그가 재보선에 성공한 다음에는 '노무현-문재인' 이상으로 중요한 '박근혜-이정현'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도 높다. 더 큰 발언권과 입지, 당내 기대감을 거머쥐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어서 재보선의 실제 출마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