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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어가는 'K 끗발'…기아차 내수위기, K시리즈 탓?

"노후화 따른 위축 역력…디자인 등 제2 성장동력 절실"

노병우 기자 기자  2014.06.05 16: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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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아자동차(000270)의 주력 라인업인 'K시리즈'가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경쟁사들이 신차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K시리즈는 노후화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8.2% 감소한 3만6252대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월 대비로도 7.1% 감소한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으로 4만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간판 모델인 K시리즈의 부진이 브랜드 전체의 내수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K5(4485대)만이 유일하게 전년 동월 대비 2.6% 소폭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K9(400대) △K7(1676대) △K3(3857대)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0.8% △21.1% △21.1% 감소했다.

이에 기아차는 분위기 전환 카드로 올 뉴 카니발과 하반기 신형 쏘렌토를 앞세워 내수부진을 극복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주력 모델인 K시리즈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기아차 역시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부분변경 모델 효과 없어

사실 초창기 K시리즈(K7·K5)는 현대차의 그랜저와 쏘나타를 위협하며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최근 그 위력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모습이다. 내수시장에서의 입지 또한 예전 같지 않기에 위기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K시리즈의 인기하락은 모델 노후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고, 부분변경 모델들을 선보이긴 했지만 그 효과가 아주 미미하다"며 "기아차가 내수시장에서의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K시리즈를 살려내는 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지난 2009년 K7을 시작으로 △K5(2010년) △K9(2012년) △K3(2012년)를 선보였고, 통상 자동차의 신차 사이클이 5년 주기라는 점을 감안해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은 것이다.

   기아차의 주력 모델인 K시리즈가 모델 노후화에 따른 인기하락으로, 초저금리 할부상품을 내놓는 등 판매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기아자동차  
기아차의 주력 모델인 K시리즈가 모델 노후화에 따른 인기하락으로, 초저금리 할부상품을 내놓는 등 판매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기아자동차
물론, K9의 경우 지난 1월 내·외관 디자인을 소폭 변경하고, 가격까지 낮춘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판매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지난 4월부터 다시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주력모델인 K5 역시 2013년 6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지만 변화가 크지 않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실패했고, K7는 2012년 11월 신차급 수준의 페이스리프트로 판매 확대에 성공했지만 이미 1년 넘게 지난 일이다.

이에 기아차는 K3 디젤과 K5·K7 하이브리드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들 니즈에 대응하고는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

이처럼 빼어난 디자인으로 한 때 현대차를 위협할 정도였던 K시리즈였지만, 브랜드파워에서 밀리는 데다 지난해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모델 노후화에 따른 선호도 감소가 불가피하다.

기아차의 내수시장 부진과 관련해 김창식 국내 영업 총괄 본부장(부사장)은 "자동차 판매량은 신차 이슈와 직결되는데 최근 K시리즈의 경쟁 모델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수입차들이 증가하다 보니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경쟁사 신차에 밀려…초저금리할부 궁극적 대안 못돼

이런 상황에서 기아차는 당분간 K시리즈의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기아차는 K시리즈에 대해서 현금할인과 이벤트 등의 판촉활동을 통해 K시리즈를 살려내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판매 실적이 크게 반전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K시리즈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초저금리 할부상품을 내놓는 등 판매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했기 때문이다. 이는 판매회복을 위한 궁극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현대차가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로 신차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10월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에 위치할 AG(프로젝트)도 공개할 예정이다. 즉, 비슷한 급의 △K5 △K7 △K9이 나란히 영향을 받아 판매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K시리즈가 내수시장에서는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글로벌 판매 실적은 나쁘지 않다"며 "내수시장에서 K시리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광고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안팎에서는 기아차가 과거 디자인 경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한 단계 도약을 했던 만큼 제2의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K시리즈가 해외에서는 나름 선방하는 판매고를 기록하다보니 국내시장의 부진에 대한 대응책이 다소 소극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K시리즈가 향후 신차로 돌아오더라고 디자인을 포함해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떨어진 K시리즈 가치는 올리는 건 둘째 치고, 판매 부진을 극복하는데 난항을 겪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