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6·4 지방선거 투표가 끝나고 진행된 개표방송은 한마디로 '재미있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신선하고 파격적인 시도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사실이다.
방송 3사와 종편 채널들은 선거와 비견되는 흥미진진한 개표방송을 구성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중에서도 MBC와 SBS 양사의 개표방송이 특히 재미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MBC의 개표방송 '2014 선택'은 화려함과 웅장함으로 무장했다. 박상권, 이정민 앵커의 진행으로 오후 4시부터 방송된 개표방송은 웬만한 예능 뺨치는 볼거리를 자랑했다. 화면을 꽉 채우는 수려한 컴퓨터 그래픽의 기술이 눈길을 끌었고, 매직모션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긴장감을 더했다. SF 판타지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또 추어탕, 설렁탕, 국수 등 평소 후보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먹는 모습을 포착, 이를 개표 진행 상황에 걸맞게 적용한 '먹방'은 타사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여섯시 내 고향'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를 헬리캠으로 촬영한 화면도 수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MBC는 이번 개표방송을 위해 지난 2개월간 17개 광역자치단체의 상징적인 곳들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월드컵을 염두에 둔 듯 박빙 승부를 펼친 두 후보를 축구 선수로 패러디한 것도 재미있었다. 이기고 있는 후보가 아슬아슬하게 상대의 골을 막아낸 것으로 그려 웃음을 자아낸 것.
SBS의 개표방송 '2014 국민의 선택'은 탄탄한 구성으로 시청자들을 장시간 붙잡는데 성공했다. 지난 대선과 총선부터 예능보다 재미있는 개표방송으로 호평을 받은 SBS는 '명불허전'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SBS 역시 시각적인 재미를 최대한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김성준 앵커와 박선영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꾸며진 SBS 개표방송은 시작부터 두 진행자들의 얼굴을 합성한 캐릭터가 경주하는 영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고, SNS로 보내온 시민들의 투표 인증샷을 소개하는 등 젊은이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했다.
MBC와 마찬가지로 박빙 승부를 펼친 후보들을 스포츠에 비유했다. MBC가 축구를 이용했다면 SBS는 역도를 선택해 후보들의 희비를 조명했다. SBS는 음향에도 공을 들였다. 팝송부터 가요까지 다양한 배경음악을 이용해 지루할 수 있는 개표방송에 활기를 더했다.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닥종이 인형을 배경의 테마로 삼고, 개표 현황이 공개될 때마다 후보자들의 낯빛이 조금씩 달라지는 CG를 활용해 '깨알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선거·개표방송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린 양사의 시도가 무척 반갑다. 4년을 주기로 돌아오는 올림픽, 월드컵처럼 다음 선거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