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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삼성에버랜드, 상속자 이재용 위한 '매직스틱'

"증여·상속세 최소 3조2000억 추정, 경영·소유 병행에 필수"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6.03 11: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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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에버랜드(이하 에버랜드)가 내년 1분기 주식시장에 등판한다. 지난 2012년 3월 한국장학재단이 보유했던 삼성에버랜드 지분 4.25%를 공개매각하면서 당시 이인용 삼성그룹 부사장이 "상장 계획은 상당기간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2년3개월 만에 계획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꾸준히 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제시해왔다. 현재 삼성그룹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의 순환출자를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삼성SDS 연내 상장 발표로 연기를 피웠던 삼성 지배구조 개편이 삼성에버랜드 상장 발표에 따라 본궤도에 진입한 셈이다.


◆상속 본격 돌입, 저무는 '이건희호(號)'

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지분 19.3%와 삼성전자 3.38%, 삼성물산 1.37% 등 핵심계열사 지분을 고루 들고 있을 뿐 아니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사실상 에버랜드가 그룹 지배권을 틀어쥔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지난달 삼성SDS에 이어 핵심 비상장계열사였던 에버랜드가 상장을 공식화한 것은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상속이 임박했으며 상속세 납부를 위한 현금 확보가 목적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전자-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에버랜드가 사실상 지주사로서 주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3남매가 에버랜드의 최대주주(총 41.74%)로 위치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에버랜드가 상장을 통해 지분 가치를 극대화할 경우 이 부회장은 현물출자를 통한 재원 확보와 계열사 지배권을 모두 쥘 수 있는 상황이다. ⓒ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  
에버랜드가 사실상 지주사로서 주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3남매가 에버랜드의 최대주주(총 41.74%)로 위치한 것이 눈에 띈다. 에버랜드가 상장을 통해 지분 가치를 극대화할 경우 이 부회장은 현물출자를 통한 재원 확보와 계열사 지배권을 모두 쥘 수 있는 상황이다. ⓒ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
상식적으로 상장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지분희석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연이어 해당 계열사를 상장하는 것이 현물출자 또는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의 의미가 크다는 점은 과거 삼성카드가 보유했던 에버랜드 지분을 KCC에 넘긴 것과 일맥상통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상속자들이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재원 마련 방법이기 때문.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남매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구조를 감안하면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결론이 나온다"며 "1차적으로는 에버랜드 지분을 가진 기업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겠지만 궁극적인 쟁점은 상속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DS와 에버랜드의 공통점은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상당량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이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삼성전자(0.57%) △삼성SDS(11.25%) △에버랜드(25.10%) 세 개뿐이다. 특히 에버랜드는 이 부회장 남매가 과반에 가까운 41.74%를 차지한 상황이다.

◆세금부담 최소 3조2000억 '상장 후 매각'으로 해결?

이를 근거로 소유와 지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형적인 국내 재벌가의 상속 개념으로 볼 때 삼성그룹 역시 소유와 지배를 병행하는 구조로 관련 이슈가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으로 그룹의 소유와 지배권을 순조롭게 넘기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 몫의 '직접지분'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간판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예로 들자면  이건희 회장 몫은 각각 3.38%, 20.76%(시가 7조2000억원, 4조원 상당)다.

절세가 목적이라면 이를 의결권 유지를 조건으로 에버랜드를 비롯한 계열사 또는 공익재단에 증여하면 된다. 그러나 이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방어에는 효율적이지만 그룹 지배권은 소유할 수 없는 구조가 돼 버린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과거 이재용 부회장의 에버랜드 CB(전환사채), 삼성 SDS BW(신주인수권부사채) 논란을 떠올리면 지분 상속에 대한 의지가 엿보인다"며 "이건희 회장 지분이 계열사 또는 법인에 증여될 경우 상속세 회피를 위한 편법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세금을 더 내더라도 이 부회장에게 직접 상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의 말을 빌리면 가장 현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에버랜드에 증여하고 삼성생명 지분은 이 부회장이 상속받는 경우다.

조세법에 따라 증여 부분은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남매의 에버랜드 지분 비중에 따라 차등 부과되며 총 1조2000억원정도로 추산된다. 이와 별개로 이 부회장은 상속세로 2조원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앞서 상장절차에 돌입한 SDS 지분을 매각하면 납부 여력은 충분해진다.

또한 에버랜드가 공식적인 지주사로 나서기 위해서는 삼성생명 지분 분할과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에버랜드가 보유한 삼성SDI(8%), 삼성카드(5%), 삼성전기(4%), 삼성물산(1.5%) 등 총 18.5% 상당의 지분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이 몫을 이 부회장이 다시 사들인다면 경영권과 지배권 모두를 더욱 공고히 유지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다른 무엇보다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상장사' 에버랜드의 지분가치는 과연 얼마일까. 업계에서는 최소 7조원을 웃도는 '대어'일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2일 기준으로 에버랜드 2대주주인 KCC 자료를 토대로 따져보면 약 7조4000억원 규모의 시가총액 수준이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2011년 KCC는 주당 182만원에 에버랜드 지분 17%를 인수한 바 있다. 현재는 가치가 더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박 연구원은 또 "삼성그룹의 내부적인 재무구조 개선이나 추가 M&A(인수합병)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이번 에버랜드 상장은 의미가 크다"며 "상장을 통해 오너일가의 지분가치가 극대화되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중요한 재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