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증시에서 우선주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작년 말 대비 코스피200 내 우선주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27.43%에 달한다. 같은 기간 보통주가 1.77% 오른 것에 비해 25.66%포인트 더 급등했다.
특히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인 괴리율이 지난해 말에 비해 큰 폭 감소해 우선주의 가치상승을 단적으로 증명했다.
◆치솟는 우선주…평균 괴리율 10%p 이상 급감
2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가 집계한 코스피200 구성종목의 우선주 평균 괴리율은 37.14%로 2013년 말 50.58%에서 13.44%포인트 감소했다. 우선주 강세는 작년 초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기존 투자자산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소외됐던 자산군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자연히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그간 우리증시의 고질적 한계였던 낮은 배당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우선주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속이 배당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이후 삼성그룹 우선주를 위시해 주가 상승세가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자료를 보면 지난달 29일까지 코스피200 종목 중에서 우선주를 상장한 기업은 51개사다. 이들은 올해 들어 평균 27.43%의 수익률을 나타냈으며 시가총액은 36조1857억4300만원에 달해 보통주 시가총액 대비 7.43%를 차지하고 있다.
우선주가 급상승하면서 자연히 보통주와의 가격차이도 점점 줄고 있다. 우선주와 보통주 간 가격 괴리율은 2013년 이후 급격히 축소되는 양상이다. 거래소가 최근 우선주의 평균 괴리율을 집계한 결과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의 3배 이상 웃도는 종목도 있었다.
동부하이텍의 경우 보통주 가격이 6190원인데 비해 우선주는 2만3100원으로 괴리율이 -273.18%에 달했다. SK네트웍스 역시 보통주는 9770원에 그쳤으나 우선주는 1만6000원을 기록해 -63.77%의 괴리율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보통주와 우선주 가격이 각각 2만8550원, 2만8450원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연 배당수익률 확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MSCI지수 기준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1.05배로 선진국 평균인 2.66배는 물론 신흥국 평균인 2.54에도 크게 미달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괴리율 높고 배당수익률 높은 '옥돌' 골라야"
김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변화와 등기이사 연봉공개 등 경영 투명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주이익 환원 측면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며 "작년 외국인에 이어 올해는 국내기관이 우선주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린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괴리율이 시장 평균을 밑도는 종목은 △현대모비스(20.58%) △삼성전자(22.19%) △S-Oil(24.42%) △하이트진로홀딩스(26.25%) 4곳이 꼽혔다. 다만 최근의 급등세는 배당성장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중소형 종목 또는 거래대금이 적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묻지마 투심'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우선주 가운데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이유다.
김 연구원은 "배당보다 가격상승세에 기대 치솟은 중소형 우선주는 공격적 투자 대상에서 빼야 한다"며 "우량종목 중에서도 괴리율이 여전히 높은 종목, 배당 확대 기대감이 살아 있는 종목들을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우선주 급등세는 다소 쉬어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최근 강세로 시가배당률이 낮아서 가격 매력이 떨어졌고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적은 상황에서 주가가 치솟았기 때문에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러면서도 그는 "LG, SK, GS, CJ 등 지주사 관련 우선주는 여전히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자회사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여전히 잠재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현재 코스피200 종목 내에서 괴리율이 큰 종목들로는 남양유업이 61.83%로 보통주와 우선주 가격 차이가 제일 컸으며 △넥센타이어(59.41%) △금호석유(59.12%) △SK케미칼(58.89%) △대한항공(58.86%) △대림산업(58.73%) △대상(58.68%) △코오롱인더(57.36%) △LG하우시스(56.44%) △코리아써키트(55.83%)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