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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권자만을 위한 선출직 공직자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기자  2014.06.02 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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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 정치권은 일단 배지만 달면 다른 국가의 선출직에 비해 특혜는 많고 의무는 적지 않은가 한다. 감투가 대세이자 곧 능력이다. 그러니 그렇게 목을 매고 막상 되면 어떤 바른 뜻을 갖고 있던 선량도 딴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과거엔 나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초호화 인재들이 입성하는 곳 중 하나가 입법부였다. 하지만 이제는 동네 조기축구회에서 공 몇 번 차주고 신년인사 때마다 양로원과 고아원 그리고 각종 불우이웃행사를 몇 번 찾아다니며 얼굴도장을 찍어대면 후보자로서 기본은 된다는 분위기다.

근엄과 야무짐은 되려 무플(무관심)로 망하게 되고 독설과 가벼움을 뿜으며 유세 현장을 누비면 당장은 악플 세례를 당해도 확실한 이미지 기억으로 손실보다 이익으로 환전이 된다. 인지도만 제대로 박아 놓으면 꿩 먹고 알 먹기다.

이렇게 국회나 지방의회, 지방자치단체장 등으로 입성하면, 또 다른 난제가 기다린다. 무소속으로 당선돼 적을 둘 곳이 없는 초선의원은 당선이 되도 막막하다. 그러니 다시 정당 정치의 틀에 들어갈 방도를 찾아야 한다. 또 소속 정당이 있어도 나중을 생각해 공천권을 쥔 거물들이 누구인지도 신경쓰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아울러 이익단체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도, 공적인 역량보다 사적인 요구를 들어주는지를 여전히 따지는 일부 유권자들의 정서가 있으니 이를 모두 거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입당을 하고 현실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다. 이것이 당리당략에 의존하는 우리 정당의 특성이자 선출직들의 활동 패턴이다. 그렇게 정당 간 이해관계와 개인의 사적 욕구에 의한 비리에 이골이 났을 법한데 우리 국민들 역시 정당 정치의 폐단에 익숙해져 결국은 그것도 실력(?)이라며 또 그런 인물에 표를 준다.

이렇게 막상 선출을 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가 진다. 국회가 폭주하고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도를 벗어나 정치와 행정을 해도 어느 하나를 개혁해서 될 일이 아니라며 다시 자포자기하게 된다.

지방의 정치엔 관심이 당연히 없고, 간혹 큰 이슈 즉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재개발 정책, 금융 문제에만 자신들의 이익과 귀결이 될까 귀를 열고 듣기만 한다. 이 역시도 재산이 좀 있는 사람이나 해당되는 얘기니 예금할 돈도 투자할 돈도 집도 없는 서민들은 오히려 정책이 개정이 될 때마다 시쳇말로 '식겁'만 한다.

정쟁으로 예산 편성에 수개월이 걸리고 정책화에 수개월이 걸리니 막상 선거가 가까워야 부랴부랴 실적(?)을 돌려막기 하는 데 여념이 없다. 매번 반복되는 악순환임에도 이런 선거 패턴에 잘도 굴러가는 나라는 우리 밖에 없다. 아니, 실상은 잘 굴러가는 게 아니다.

지역의 현안, 나라의 중차대한 사안에도 이해관계와 당리당략에 맞지 않으면 얼마든지 연기가 되니 제대로 운영되는 입법과 정책 그리고 행정은 전무하다. 올해도 국회나 각 지방의회로부터 크게 변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푸념들이 그래서 나온다.

정치인들은 공천이니 뭐니 자기 당의 사정이 제일 급하고, 또 상대방을 꺾어야 자리가 돌아올 테니 반대당이 눈엣가시만 같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정치인 간의 갈등과 반목이 문제가 아니다. 정치가 더 크고 무서운 국민의 앙금을 풀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곳곳에서 불만과 원성이 터져 나오는데도 줄서기에 바쁘니 누굴 위한 선거인지 되짚어야 한다. 다른 국가에 비해 현대적인 입법정치 경력과 경험이 짧은데도 열심히 좋은 제도를 배우고 체질화하려는 정치권의 노력은 너무도 부족해 보인다.

국회가 만들 법안과 제도는, 각 지역에서 집행될 조례와 지방 행정의 포부는 정치인들만의 이익에 부합하고 그들의 머릿속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닌 국민의 마음 속에서 나와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책과 법안이 야말로 정당성이 생기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받는다. 아무 일도 아닌 것에 쓸데없이 체력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정작 주인들에게 돌아갈 이익이 무엇인지를 두루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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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회, 지역의회가 되기 위해서는 선거권을 행사해 유권자의 힘을 보여 주어야 한다. 여론을 형성하고 단합을 한 뒤 선량들에게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한다. 얼마 뒤 각 지자체마다 대규모의 이사가 진행될 것이다. 자신의 욕구만을 채우는 탐욕스러운 공직자는 재계약 없이 방을 빼도록 만들어야 한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