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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요통 줄인다는 거꾸리 실상은?

신필재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소장 기자  2014.06.02 11: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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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척추질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이들이 통증을 줄이기 위해 '거꾸리'를 즐겨한다는 고백을 자주 듣는다. 실제로 환자 중 상당수는 거꾸리를 한 번 하고 나면 아팠던 요통이 씻은 듯이 낫는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거꾸리 예찬론이다. 그렇다면 실제 거꾸리의 통증완화 효과는 얼마나 될까?  

거꾸리는 상하체를 거꾸로 한 상태에서 신체를 매다는 운동기구를 말한다. 일설에 따르면 1970년대 한 정형외과 의사가 요통환자를 위해 고안한 의료기구가 모태라는 설이 있다. 영어권에서는 'Inversion Table', 중화권에서는 도립기라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통상 거꾸리라고 부르고 있다.

특히 하중으로 압박받던 척추를 견인효과를 통해 요통을 개선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현재 일반가정집은 물론 피트니스클럽·노인회관·보건소·체육공원 등 공공장소에 비치될 만큼 그 인기는 상당한 편이다.

하지만 최근 거꾸리의 효과를 두고 해외의학계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APTA(America Physical Therapy Association, 미물치료연합)는 2011년 저널을 통해 12주간 고도요통환자, 중등도 요통환자나 만성 요통환자에게 거꾸리 운동(traction cure)을 실시한 후 통증개선도를 측정한 결과 만족도점수가 'C'로 매우 저조하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거꾸리가 요통을 완화하기는 커녕 허리디스크나 척추분리증환자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메이요 클리닉의 정형외과 전문의 에드워드 라스코우스키 (Edward R. Laskowski) 박사는 거꾸리가 척추에 견인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맞지만, 몸을 뒤로 젖히는 운동각도가 커질수록 척추근육과 인대가 과도하게 긴장되면서 오히려 척추의 연부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뒤로 젖히는 운동각도가 180도까지 넘어가면 척추체 사이가 늘어나면서 척추의 정렬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거꾸리는 압박됐던 척추근육을 이완시키고 운동과정에서 허리의 유연성을 강화하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 스트레스성 요통 환자에겐 통증을 약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효과만 믿고 거꾸리를 장시간 사용하는 것이다. 상하체가 역립된 상태는 오히려 신체역학을 반대로 작용시켜 척추를 과신전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통증이 더 가중될 수 있으니 아직 원인이 불분명한 급성요통환자의 경우 거꾸리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허리디스크·척추분리증·척추골절 환자는 사용을 금하는 것이 맞다.

더구나 현재 대부분의 척추관절 전문병원은 척추의 정렬을 조정하는 3D평형감압기나 환자의 체위변경 유도, 카이로프랙틱(도수치료) 등의 물리치료법을 통해 요통환자를 치료한다.  거꾸리를 이용하는 의료기관은 찾아보기 힘들다. 

요통을 완화하고 척추를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거꾸리보다 차라리 다른 운동을 추천한다. 바로 걷기운동이다. 걷기운동은 척추기립근과 요방형근 등을 강화하고 무릎관절이나 디스크 등에 충격도 적게 주는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1989년 '요통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운동법으로 걷기운동을 적극 추천한 바 있다. 다만 구부정한 자세에서 장시간 걷게 되면 오히려 목과 허리의 경직이 더 심해지면서 통증과 디스크의 변성을 유발할 수 있다. 목과 허리는 일직선이 되도록 곧게 펴고 시선은 전방을 바라보며 걸어야 하며 자신의 체력과 연령 등을 고려해 운동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한편 척추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거꾸리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장시간 거꾸리를 쓰면 안면부와 흉부의 혈압상승을 초래해 녹내장이나 심혈관질환자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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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이나 비만자 역시 남들보다 저강도에서 거꾸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체중으로 인해 인대가 손상되거나 급성요추염좌 발병 가능성이 보통 사람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100~120도 정도의 경사에서 5분 내외로 거꾸리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신필재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