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6월 첫 거래일을 맞은 국내증시의 이번 주 키 포인트는 '차익실현'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2010선 후반까지 치솟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지수가 5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는 수급 부담에 발목이 잡히며 20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번 주 예정된 굵직한 대외 이벤트와 환율 동향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일제히 지적했다.
◆'글로벌 빅 이벤트' 금주 증시 관통
빅 이벤트가 이번 주 증시를 관통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통화완화 계획을 예고했던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가 5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돼 있고 앞서 2일에는 미국 제조업 경기 회복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구매자관리지수가 발표된다.
이튿날에는 미국 5월 자동차 판매지수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이어진다. 6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와 국내 수출동향도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증시는 단기 박스권 내에서 다소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하락 지지선은 1980선 수준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ECB가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미 시장에 먼저 반영됐고 국내 대규모 무역흑자로 인한 원화강세 현상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흔들림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주는 주가의 단기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2000선 돌파 상황에서 가격 부담이 있고 원화강세 기조가 길어지면서 지수가 추가 상승할 여력도 크지 않아 이번 주는 정책 기대감으로 시장이 반등하면 일단 차익실현에 나서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20원선을 간신히 사수한 원·달러 환율 역시 증시 변동성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월말 수출업체의 달러매도(네고) 물량이 겹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거세진 탓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흔들릴 때 주식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사례가 잦았다.
박 연구원은 "적정 환율 수준에 비해 원화가 3.5% 이상, 즉 1010원대보다 하락할 경우 주가 조정 압력이 커진다"며 "1020원선이 깨지면 주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30일 '원화강세 속 외국인 매수' 패턴이 깨지면서 수출기업 중심으로 불안감이 가중됐다.
다만 박 연구원은 "내수부진으로 인해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가 더 강력해질 것이고 환율 하락 압력이 거세지더라도 1020원선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화강세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이에 따른 수혜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1060원선, 1035원선이 무너졌을 당시 업종별 수익률을 보면 내수주와 원화 강세 수혜주가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며 "그중에서도 철강업종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주정 중이고 기관의 차별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고 가격 매력도 커졌다는 점을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5월 전기전자 업종 초강세…수익률 6.5%
이런 가운데 5월 국내증시는 코스피의 상승전환과 코스닥의 하락반전으로 요약된다. 이는 외국인 수급의 차이 때문이었다. 6월 증시 역시 궁극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주가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5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9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으나 코스닥시장에서는 약 15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국내기관 역시 펀드환매로 인해 두 시장 모두에서 각각 8000억원, 3000억원 순매도했다.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대비 코스닥에서 매도 공세가 더 거셌다는 얘기다.
업종별 수익률은 전기전자가 6.5%로 가장 높았고 운수창고와 섬유의복이 각각 3.8%, 3.7%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반면 건설은 -4.2%, 유틸리티와 의약도 -2%대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심리적인 면에서 먼저 코스피지수 2000선 안착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만약 추가 하락하더라도 연초 이후 반복됐던 패턴을 감안하면 지수가 1960~1970선 밑으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단 지난 30일 외국인의 매도 전환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정규 변경에서 카타르, UAE(아랍에미리트) 등 이머징 국가가 새로 편입되면서 한국증시에 대한 편입비중이 다소 줄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축소된 규모는 약 5000억원 상당으로 예상되며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30일 뉴욕 및 유럽 주요증시는 혼조세였다. 이날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일대비 0.1% 오른 1만6717.17이었으며 블루칩 중심의 S&P500지수는 0.2% 추가 상승한 1923.57로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의 기염을 토했다. 엇갈린 경기 지표 속에 주요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 지수는 0.1% 하락한 4242.62.
유럽 주요증시 역시 특별한 재료 없이 5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 회의를 주목하며 큰 변동 없이 움직였다.
이날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대비 0.4% 내린 6844.51을 기록했고 프랑스 CAC40지수도 0.2% 내린 4519.57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30지수는 변동 없이 보합세를 유지했다.
같은 날 국내 코스피지수는 MSCI 정기변경으로 인한 물량 부담에 1990선으로 밀렸다. MSCI한국지수에 호텔신라, 파라다이스가 신규 편입된 반면 NHN엔터테인먼트, 현대증권이 제외됐고 이머징 국가인 UAE와 카타르가 새로 편입되면서 한국 비중이 다소 줄어든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가 이어지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