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외국인이 14거래일 만에 '팔자'로 등을 돌리면서 코스피지수가 1990선대까지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특히 선물시장에서 3100억원이 넘는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하락장을 부추겼다. 전일 미국 뉴욕증시가 지표호조와 경기부양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7.30포인트(0.86%) 내린 1994.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27일 이후 3거래일 만이다.
시장에서 개인은 803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은 152억원가량 매도 우위였다. 기관은 투신이 674억원을 내다판 것을 비롯해 총 577억원 순매도했다. 지수선물시장에서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도세에 힘이 실렸다. 차익거래는 1135억9800만원의 순매수를 보인 반면 비차익거래는 2659억7900만원 순매도해 총 1500억원 규모 매도 우위로 한 주 거래를 마무리했다.
하락장에 대부분 업종이 약세였다. 증권이 1.92% 밀렸고 금융업, 보험, 건설업, 운수장비, 음식료업, 의료정밀 등이 1% 넘게 하락했다. 반면 기계, 통신업, 섬유의복, 종이목재 등은 소폭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일제히 내렸다. 삼성전자가 1.16% 하락했고 현대차, 삼성전자 우선주도 2% 이상 밀렸다. 신한지주는 4.52% 급락했으며 포스코, 네이버, 기아차, 삼성생명, 현대중공업, KB금융 등도 1% 넘게 떨어졌다. 이에 반해 SK하이닉스는 3.64% 급등했으며 SK텔레콤은 0.92% 강세였다.
종목별로는 세하가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틀 연속 상한가였고 DRB동일은 1분기 실적호조로 역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AK홀딩스도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며 13% 넘게 치솟았고 풀무원은 자회사의 일본기업 주식 취득 소식에 6.51% 뛰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바이올린메모리 PCle 카드 사업부문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3% 이상 상승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빙그레는 밸류에이션 부담감이 불거지며 4.22% 급락했으며 KC그린홀딩스는 2분기 실적부진 우려가 불거진 탓에 10.28% 폭락했다. 전일 한국거래소가 코스피200지수 구성종목 변경을 공시한 가운데 지수 제외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종근당홀딩스, GS건설, 한올바이오파마, KPX케미칼, 웅진에너지 등이 약세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상한가 2개 등 29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517개 종목이 내렸다. 65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지수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에 밀리며 추가 하락했다. 30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3.08포인트(0.56%) 하락한 546.53이었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276억원 정도 사들였으나 외국인은 209억원, 기관은 72억원을 팔아치웠다.
대부분 업종이 내렸지만 종이·목재가 3.10% 급등한 것을 비롯해 오락문화, 정보기기, 운송장비·부품, 제약, 디지털콘텐츠, 기타 서비스, 소프트웨어, 코스닥벤처기업 등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약세였다. 시총 상위 15위권 내에서 오른 종목은 셀트리온, 파라다이스, 포스코ICT, 씨젠 4개뿐이었다. 서울반도체가 3.50% 하락한 것을 비롯해 CJ E&M, 에스엠이 2% 넘게 밀렸고 최근 카카오와의 합병을 발표한 다음은 차익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5% 넘게 급락했다.
특징주로는 엠에스씨가 1분기 실적호조 소식에 상한가로 치솟았고 코나아이도 2분기 실적회복 기대감이 작용하며 7%대 급등했다. 키이스트는 소속 배우인 김수현이 출연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일본에서 방영된다는 소식에 7.53% 치솟았고 원익머트리얼즈와 성우하이텍은 1분기 실적호조를 거두며 각각 6.98%, 4.66% 상승했다.
이에 반해 솔브레인은 실적악화 지속 전망이 쏟아지며 4% 가까이 하락했고 덕산하이메탈도 성장정체 분석에 밀려 6% 가까이 주저앉았다. 엠에스오토텍은 영업이익 급감 소식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상한가 3개 등 36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를 비롯해 568개 종목이 내렸다. 63개 종목은 가격변동이 없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저점을 사흘 연속 경신하며 1020원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5원 내린 1020.1원이었다. 이는 5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장중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020원선이 3번이나 무너지며 긴장감이 확산되는 모습이었다. 월말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집중됐고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를 주시하며 매도시기를 재는 움직임도 보였다.
하지만 1020원선이 무너질 때마다 당국으로 보이는 달러매수 세력이 등장했고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달러매수)도 하락 압력을 다소 낮추는데 일조했다.